콩글리시 인문학
정치인을 가리키는 politician은 셰익스피어 시대에 처음 쓰였다고 하는데 당시 신중한 뜻을 가진 형용사 politic에서 정치적 의미가 생겨났다. 지금도 body politic(국민, 국가)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그러나 politic은 점차 부정적인 느낌이 더해져서 교활하다거나 철저히 자기 잇속만을 차린다는 뜻으로 굳었다. politician은 두 얼굴을 가진 단어다. 처음엔 행정에 능한 사람을 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사꾼으로 바뀐다. 정치인이 아니라 정상배(政商輩)라는 의미다. 셰익스피어는 어떤 사람을 모욕적으로 묘사할 때 politician이라고 했다. 리어왕은 politician을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지칭했다. 햄릿은 무덤 파는 광대가 해골을 던지며 장난치는 것을 보면서 그 해골이 politician의 것이면 얼마나 좋겠냐고 말했다. 이렇듯 politician에는 정치인을 조롱하는 강한 뉘앙스가 담겨 있다. CNN은 정치꾼을 political hack로 쓰기도 했다. 송평인은 우리 일부 정치인을 thug(불량배)라고 말했다. 민주당을 보면 독일의 철학자 니체의 말이 생각난다. 정치꾼은 인간을 두 종류로 나눈다. 도구 아니면 적이다(A politician divides mankind into two classes: tools and enemies). 국민을 갈라치기하는 데 능한 여당은 국민을 우리 편 아니면 적으로 몬다. 정치인들은 선거 때가 되면 무책임한 언사로 유권자들을 유혹한다. 선거 때 유권자 앞에서 큰절을 올리는 후보들도 많다. 이렇게 구걸해서 금배지만 달면 태도가 돌변한다. 일찍이 애덤스는 선거가 끝나면 노예제가 시작된다고 했다. 뽑힌 자들은 초심을 잊고 완장 차고 국민 위에 군림한다. 다음 선거를 걱정하는 자들은 정치꾼(politician)들이고, 다음 세대를 걱정하는 것은 훌륭한 정치인(statesman)들이다.
폴리티션, 행정가서 의미 변질
셰익스피어, 모사꾼으로 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