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김진원·강동오 교수, 핵의학과 어재선 교수는 3차원 입체 분자 영상을 토대로 대뇌 편도체의 활성도가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동맥경화 염증 활성도 증가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불같이 화를 내다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지는 장면은 드라마·영화의 단골 소재다. 실제로 분노·공포·불안·우울 등 극도의 스트레스는 급성 심근경색을 비롯한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감정 상태가 어떤 경로를 거쳐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병원리포트 고려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김진원 교수팀
그 결과,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감정 반응을 관장하는 대뇌 영역인 편도체와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염증세포(대식세포)의 활성도 사이에 밀접한 연관성이 나타났다. 중증도가 높을 때는 감정을 조절하는 편도체와 골수에서 분비되는 염증세포의 활성도가 동시에 증가했지만, 6개월이 지나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때는 두 수치 모두 일반인 수준으로 활성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진원 교수는 “심장마비는 혈관 내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플라크가 염증세포의 작용으로 약해지거나 터지면서 발생한다”며 “이번 연구는 감정을 조절하는 대뇌 편도체가 골수를 자극해 염증세포 분비를 촉진하고, 이로 인해 급성 심근경색을 비롯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전반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스트레스 요인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심혈관 질환을 예방·치료하는 데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이번에 구축한 3차원 입체 분자 영상을 토대로 향후 감정 상태에 따른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와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기술 등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심장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유럽심장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