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통계국은 2020년 국내총생산(GDP)이 2.3%(전년동기대비) 늘었다고 18일 발표했다. 사상 처음 GDP 총액(101조5985억 위안·약 1경 7287조원)이 100조 위안을 돌파했다. 시장의 예상치를 살짝 웃돈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은 앞서 중국 경제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 국가통계국은 또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6.5%(전년동기대비)라고 밝혔다.
작년 4분기 6.5% 성장, 전망치 웃돌아
전 세계 주요국 중 유일한 플러스 성장
빠른 회복으로 '코로나 특수' 누린 덕분
올해도 기저효과로 8%대 성장 전망
코로나 재확산·부채 급증도 경제 뇌관
이런 회복세는 주요국과 비교하면 더욱 도드라진다. 중국은 세계 주요국 중 지난해 플러스 성장을 한 유일한 나라가 될 확률이 높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10월 내놓은 전망치에 따르면 미국(-4.4%)과 독일(-6%), 일본(-5.3%), 한국(-1.9%) 등 주요국 대부분의 성장률이 마이너스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이 예상하는 지난해 한국 성장률은 -1.1%다.
중국이 상대적으로 최고의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코로나 특수’를 누린 덕이다. 코로나19의 확산세를 막기 위해 미국과 유럽이 경제봉쇄 등에 나서며 산업 가동 등이 중단됐지만, 중국이 공장 문을 열고 가장 먼저 경제 정상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1년 전과 비교해 지난해 산업생산은 2.8%, 고정자산투자는 2.9%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공장은 지난해 4월에 다시 가동을 시작했다”며 “전 세계 공장이 멈췄을 때 중국은 마스크 등 의료 장비와 노트북·데스크톱 모니터와 같은 재택근무 장비를 대량생산하고 수출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전망도 밝다. 지난해 기저효과까지 감안하면 올해는 연 8%대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IMF는 지난해 10월 2021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8.2%로 예상했다. 미국(3.1%), 일본(2.3%), 한국(2.9%)보다 높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코로나19와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충격을 돌파하기 위해 쌍순환(雙循環) 전략을 내놨다. 중국 경제의 든든한 한 축인 수출과 함께 내수 중심으로 경제를 키워 첨단 기술 개발에 성공해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겠다는 포석이다.
하지만 지난해 소매판매(-3.8%)는 196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12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4.6%로 11월(5.0%)보다 낮아졌다”며 “시장 예상치(5.5%)를 밑돌며 소비속도가 둔화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중국의 경제가 여전히 산업생산과 투자에 의해 주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도 대중 기술 제재를 유지할 가능성도 큰 만큼 중국 경제 회복세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허베이(河北)성을 비롯한 중국 북부 지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것도 부담이다. 분수령은 다음 달 춘제(春節)다. 고향으로 이동이 본격화하며 전국으로 퍼질 수 있어서다. 닝지저(寧吉喆) 중국 국가통계국 국장은 “최근 발생한 산발적 코로나 감염이 중국 경제 회복에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