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들 미용시술 바람
선거 포스터용 사진을 ‘뽀샵’ 처리해 안색을 밝게 하고 잔주름을 지우는 정도였던 정치인들이 요즘은 눈썹문신 같은 성형시술을 통해 ‘젊은 이미지’ ‘좋은 인상’을 만드는 데 좀 더 적극적인 모양새다.
눈썹은 인상 강하게 해주는 요소
“유명 연예인 중 희미한 사람 없어”
안철수·원희룡 등 정치인도 시술
‘팔자’ 눈썹만 손봐도 젊은 이미지
“50대 이상 남성들 문의 많아”
관상학자 “은하수처럼 눈 보호”
사실 여성은 눈썹화장을 통해 그때그때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기가 쉽다. 시대별로 유행했던 눈썹 모양도 다르다. 눈썹이 없어 보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초상화 ‘모나리자’처럼 눈썹을 밀어버리고, 얇은 한 줄을 그어 대신했던 적도 있다. 상대적으로 색조 화장을 하지 않는 남성들은 타고난 눈썹 그대로 늙어가는 게 지금까지의 관행이었다. 여기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눈썹이 뭐길래
앞을 내다보는 눈, 냄새를 맡는 코, 음식을 먹는 입, 소리를 듣는 귀. 우리 얼굴에 있는 기관들은 저마다의 역할이 있다. 그런데 과연 눈썹은 어떤 일을 할까.
청나라 학자 유곡원이 쓴 수필 ‘안면문답’에는 눈·코·입·귀가 모여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얼굴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은 눈썹에게 한바탕 따져 물었다는 일화가 있다. 문화평론가 홍사중씨는 책 『나의 관상학』에서 이 일화를 언급하며 “만약 눈썹이 소용없다고 밀어버린다면 우리 얼굴의 균형은 깨질 것이다. 눈썹이야말로 얼굴의 조화와 균형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는 ‘무용(無用)의 용(用)’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영화 ‘반지의 제왕’ 속 괴물 ‘골룸’ 캐릭터를 머리카락과 눈썹이 없게 표현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
관상·인상학자들이 ‘운을 부르는 잘 생긴 눈썹’이라고 꼽는 모양새를 정리하면 이렇다. 눈썹은 길수록 좋은데, 만약 짧더라도 최소한 눈보다는 길어야 한다. 앞부분만 있고 뒤가 없는 짤막한 눈썹은 성격이 흉포해서 대인 관계가 나쁜 경우가 많다. 눈썹 털은 가닥가닥 힘이 있어야 한다. 숱은 너무 빽빽하지 않고 눈썹 털 사이로 살이 살짝 보일 정도가 적당하다.
눈썹 끝이 눈밑까지 축 처져서 팔(八)자 모양이 되면 기가 원활하게 통하지 않아 매사에 의욕이 없고 답답한 일만 생기는 격으로, 가난을 타고난 상이라 할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 사극에서 비루하고 어리석은 캐릭터로 자주 등장하는 ‘이방’을 상상하면 쉽다.
전문가들이 꼽은 ‘기운이 안 좋은 눈썹’은 또 있다. 양 눈썹의 머리가 서로 닿을 듯 붙어 있는 모습이다. 이는 운명과 목숨을 관장하는 인당 또는 명궁 자리를 침범하는 격으로, 명과 운을 해치게 된다. 때문에 이 경우에는 족집게로 잔털을 뽑아 손가락 두 개 정도가 들어갈 자리를 확보해주는 게 좋다. 신씨는 “눈과 눈썹 사이도 중요한데, 이 간격이 너무 가까워 눈썹이 눈을 압박하는 모양새는 해와 달보다 은하수가 훨씬 높이 떠서 보호하는 형상이 되지 못하고 되려 침범하는 격”이라고 풀이했다.
얼굴 조화·균형에도 중요한 역할
우리 몸의 모든 털은 나이가 들수록 멜라닌 색소가 줄어들면서 하얗게 변하고, 두께는 가늘어지며, 탈모도 시작된다. 눈썹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희고 빈약해진 눈썹 사이사이에 빗금을 그어 속을 채우고 진하게 보이도록 하는 게 눈썹문신의 원리다. 단점은 반영구적이라 1년에 한 번씩 재시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눈썹이식도 있다. 탈모 치료와 같은 원리로, 뒷머리의 모낭을 눈썹에 옮겨 심는 시술이다. ‘포헤어의원’의 권오성 대표 원장은 “눈썹 숱이 많이 없는 경우 추천하는 방법으로, 문신에 비해 입체감이나 결이 자연스러운 점, 영구적인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했다. 다만 머리카락을 옮겨 심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2~3주에 한 번씩은 자라난 부분을 가위로 손질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대기업 총수와 정치인들에게 이미지 컨설팅을 해주는 강진주 퍼스널 이미지 대표는 “눈과 눈썹은 인상을 강하게 해주는 주요한 요소”라며 “유명 연예인 중에 눈썹이 희미한 사람은 없다”고 했다.
링컨 대통령은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삶의 태도와 마음 습관이 얼굴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국내 인상학 분야 1호 박사인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는 “좋은 인상은 ‘웃는 인상’”이라며 “노력으로 웃음을 만들다 보면 정말로 웃을 일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시술로 얼굴을 고쳐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없으면 그 효과는 크지 않을 터다.
민트·블루 등 밝은 컬러로 포인트 주면 젊어 보여
퍼스널 이미지연구소 강진주 대표가 중년 남성들을 위해 제안하는 젊고 역동적인 ‘동안 패션’ 팁은 두 가지다. ‘내게 딱 맞는 사이즈의 옷 입기’와 ‘포인트 컬러 사용하기’다.
첫 번째 팁에 대해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좋은 예인데, 그처럼 슈트를 크고 헐렁하게 입으면 보수적이고 올드한 이미지만 부각된다”고 말한다. 두 번째 팁은 “회색·남색 슈트에서 벗어날 용기가 없다면, 셔츠·타이·안경 등의 아이템만이라도 밝은 컬러를 사용해 포인트를 주자”고 설명했다.
서양 사람들처럼 얼굴 윤곽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 강한 임팩트를 주려면 자신만의 독특한 말투나 몸짓, 패션 감각이 필요하다. 강 대표는 “똑 부러지는 강한 인상의 손석희 JTBC 대표도 외형적으로 눈에 띄는 인상은 아니지만 독특한 말투로 사람들에게 각인됐다. 하지만 말투나 행동은 시간이 꽤 필요하므로 중년 남성들이 젊고 세련된 감각을 가질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밝은 컬러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남성복 브랜드 ‘커스텀 멜로’의 손형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질 스튜어트 뉴욕’의 류제혁 디자인실장에게 올해의 남성복 유행 컬러는 무엇인지, 그리고 회색·남색 슈트를 주로 입는 ‘아재’가 젊은 감각의 유행 컬러를 소화하려면 어떤 스타일링이 좋은지 물었다.
손 디렉터는 “올봄에는 페일 민트·페일 블루·머스타드 오렌지·푸룬(말린 자두)·헌트 그린이 유행 컬러로 색감은 있지만 너무 쨍하지 않은 게 특징이라 회색·남색 슈트와도 잘 어울린다”며 “카라가 있는 니트 티셔츠, 터틀넥(목 폴라) 스웨터, 카디건을 유행 컬러로 매치하면 밝고 화사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류 실장은 “젊어 보이려고 붉은색 등 너무 튀는 컬러를 선택하면 오히려 더 늙어 보일 수 있다”며 채도가 높지 않은 민트 그레이·블루 그레이·인디언 핑크를 포인트 컬러로 추천했다. 특히 “평소 상·하의를 같은 소재와 컬러로 입었다면, 1주일에 한 번은 상하를 다르게 입어보라”고 조언했다.
첫 번째 팁에 대해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좋은 예인데, 그처럼 슈트를 크고 헐렁하게 입으면 보수적이고 올드한 이미지만 부각된다”고 말한다. 두 번째 팁은 “회색·남색 슈트에서 벗어날 용기가 없다면, 셔츠·타이·안경 등의 아이템만이라도 밝은 컬러를 사용해 포인트를 주자”고 설명했다.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남성복 브랜드 ‘커스텀 멜로’의 손형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질 스튜어트 뉴욕’의 류제혁 디자인실장에게 올해의 남성복 유행 컬러는 무엇인지, 그리고 회색·남색 슈트를 주로 입는 ‘아재’가 젊은 감각의 유행 컬러를 소화하려면 어떤 스타일링이 좋은지 물었다.
손 디렉터는 “올봄에는 페일 민트·페일 블루·머스타드 오렌지·푸룬(말린 자두)·헌트 그린이 유행 컬러로 색감은 있지만 너무 쨍하지 않은 게 특징이라 회색·남색 슈트와도 잘 어울린다”며 “카라가 있는 니트 티셔츠, 터틀넥(목 폴라) 스웨터, 카디건을 유행 컬러로 매치하면 밝고 화사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류 실장은 “젊어 보이려고 붉은색 등 너무 튀는 컬러를 선택하면 오히려 더 늙어 보일 수 있다”며 채도가 높지 않은 민트 그레이·블루 그레이·인디언 핑크를 포인트 컬러로 추천했다. 특히 “평소 상·하의를 같은 소재와 컬러로 입었다면, 1주일에 한 번은 상하를 다르게 입어보라”고 조언했다.
서정민 기자/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meantr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