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편의점주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곰표 밀맥주를 찾는 문의에 시달린다. 들어오는 족족 고객들이 쓸어가다 보니 편의점주도 구경하지 못하는 ‘희귀템’이 됐다. 지난달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배우 서지혜가 곰표 맥주를 구하기 위해 편의점 3곳을 헤매는 모습이 나오면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마저 최근엔 발주가 중단돼 재입고 시기를 예상하기 어렵다.
[한국의 장수 브랜드]66. 곰표
대한제분, 1950년대 인기 동물 북극곰 로고에 넣어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곰표는 2018년 온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곰표 레트로 하우스’를, 이듬해에는 ‘베이커리 하우스’를 오픈했다. 온라인이지만, 박물관·빵집 등의 형태로 디자인해 입체적인 공간을 만들었고, 이 플랫폼을 통해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는 굿즈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인기있는 굿즈는 '곰표 패딩'
곰표는 이제는 트렌드가 된 브랜드 굿즈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곰표의 탄생을 지켜보고 곰표로 요리를 하며 곰표를 먹고 자란 세대 외에도 곰표를 먹기 시작하는 아이들까지 하나로 연결한 데에 굿즈의 역할이 컸다.
곰표 팝콥·나초도 덩달아 매출 상승
사실 대한제분은 대표적인 기업간거래(B2B) 회사다. 일반 소비자보다 기업을 대상으로 밀가루를 판매하기 때문에 대중에게 굳이 브랜드를 알릴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곰표 마케팅에 나선 이유는 젊은 층이 곰표를 모른다면, 먼 훗날 제과·제빵 기업도 곰표를 외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레트로 열풍 타고 문화도 파는 회사로 성장
여기에 몇 년 전부터 불어닥친 레트로 열풍은 대한제분 입장에서는 놓칠수 없는 기회였다. 2030세대에게는 신선함, 40대 이상에게는 추억 불러일으키는 레트로 덕분에 곰표는 새로운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CJ그룹 하면 식품보다 문화를 먼저 떠올리듯 대한제분도 밀가루가 주력이지만 동시에 문화도 파는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