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보일러 1위 회사 알고보니 "아버님 댁에 보일러~"

중앙일보

입력 2020.11.07 09:00

업데이트 2020.11.08 16:19

경동나비엔 친환경 콘덴싱보일러 NCB700 시리즈. 사진 경동나비엔

경동나비엔 친환경 콘덴싱보일러 NCB700 시리즈. 사진 경동나비엔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

[한국의 장수 브랜드] 64. 경동나비엔

1991년 처음 방영된 후 수십 년이 지나도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강하게 박혀있는 광고 카피의 주인공. 지금은 경동나비엔(2006년)으로 사명을 바꾼 경동보일러다. 96년까지 5차례에 걸친 '효심 시리즈'를 통해 국내 인지도를 쌓은 경동나비엔이지만, 알고 보면 해외에서 더 잘 나가는 회사다.

콘덴싱 보일러 비중 44%→80%로 껑충

1978년 경동기계 설립 당시 모습. 사진 경동나비엔

1978년 경동기계 설립 당시 모습. 사진 경동나비엔

경동나비엔의 전신인 경동기계는 78년 설립 후 네덜란드 네피트(NEFIT) 사와 기술제휴를 통해 88년 아시아 최초로 콘덴싱 보일러를 개발했다. 콘덴싱 보일러는 보일러 연소 과정에서 나오는 열을 흡수해 난방과 온수에 활용하고 일반 보일러보다 낮은 온도로 가스를 배출한다. 열을 한 번 재활용하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기존의 5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에너지를 최대 28.4% 절감할 수 있다. 경동나비엔이란 사명엔 '에너지와 환경의 길잡이'(Energy+Environment+Navigator)라는 의미를 담았다.

에너지 절감을 통한 가스비 절약과 환경보호라는 실리와 명분을 모두 챙겼지만, 출시 초기 시장 반응은 기대에 못 미쳤다. 국내에선 콘덴싱 보일러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기 때문이다. 90년대 TV 광고가 성공하면서 국내 시장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최근엔 친환경 소비 트렌드와 대기관리권역 친환경 보일러 설치 의무화까지 맞물려 콘덴싱 보일러의 인기는 더욱 커졌다. 지난해 판매된 전체 가스보일러 중 콘덴싱 보일러의 비중은 44%였지만 올해는 8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 57%가 해외에서…북미 매년 17% 성장

업계 최초로 미국 시장에 콘덴싱 온수기 수출 계약 후 2009년 경기도 송탄 공장에서 가진 첫 출고 행사. 사진 경동나비엔

업계 최초로 미국 시장에 콘덴싱 온수기 수출 계약 후 2009년 경기도 송탄 공장에서 가진 첫 출고 행사. 사진 경동나비엔

경동나비엔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잘 나간다. 지난해 매출의 57%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북미와 러시아, 중국 등에 보일러와 온수기를 수출한다. 지난 2006년 미국 법인을 설립해 세계 최대 규모인 북미 시장에 진출한 뒤 콘덴싱 가스온수기 등을 선보이며 최근 3년간(2017~2019년) 연평균 16.9%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북미 시장 매출은 경동나비엔 전체 매출의 43%였다.

북미에서의 성공은 러시아로도 이어졌다. 러시아는 기후가 불안정하고 사회 인프라도 열악해 난방 기기를 안정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웠지만, 안정적인 연소가 가능한 공기감시장치(APS)를 적용해 현지 벽걸이 보일러 부문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2018년엔 러시아 올해의 기업상을 받았고, 러시아에 진출한 보일러 회사 중 최초로 100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소비자가 선정하는 러시아 국민 브랜드에 3회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아버님 댁에 손 보일러~" 핫팩도

경동나비엔이 스파오와 협업한 발열내의 '웜테크'. 그파오 강남점 포토존과 마네킹 부스. 사진 경동나비엔

경동나비엔이 스파오와 협업한 발열내의 '웜테크'. 그파오 강남점 포토존과 마네킹 부스. 사진 경동나비엔

경동나비엔은 보일러 기업에서 생활환경 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 ‘나비엔 콘덴싱’ 외에도 스마트홈 시스템 ‘나비엔 스마트’와 온수매트 브랜드 ‘나비엔 메이트’, 청정환기시스템 ‘나비엔 에어원’ 등 생활가전 브랜드를 꾸준히 선보이면서다.

지난 9월엔 기업 이미지(CI)와 브랜드이미지(BI)를 리뉴얼하고 특히 MZ(밀레니얼+Z세대) 세대를 겨냥해 ‘나비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최근엔 SPA 브랜드 스파오와 함께 ‘지구를 살리는 친환경 입는 보일러’ 콘셉트로 발열내의 ‘웜테크’를 출시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 주요 스파오 매장 4곳에 웜테크존을 열고 경동나비엔 보일러 디자인을 적용한 마네킹 부스도 마련했다.

편의점 CU와 경동나비엔이 협업해 내놓은 핫팩. 사진 경동나비엔

편의점 CU와 경동나비엔이 협업해 내놓은 핫팩. 사진 경동나비엔

편의점 CU와는 경동나비엔 보일러의 실내 온도조절기 디자인을 적용한 핫팩 등 방한용품을 출시했다. ‘뉴트로(New+Retro)’ 콘셉트를 적용한 핫팩엔 광고 문구를 활용해 “아버님 댁에 손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 문구를 넣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기업의 존재 자체가 사회공헌이 될 수 있도록 환경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술과 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한국의 장수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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