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 9월 62억2000만 달러(약 6조9309억원) 규모의 미국 국채를 팔았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9일 보도했다. 5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1조617억 달러(약 1184조원, 블룸버그 집계)로 줄었다. 2017년 2월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중, 미국 국채 5개월 연속 팔아
일본 국채는 올해 26조어치 매수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줄긴 했지만, 중국의 달러 자산 비중 축소는 오래된 움직임이기도 하다. 중국이 외환보유액과 관련한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어림할 수밖에 없지만, SCMP가 최근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 외환보유액에서 미국 달러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79%에서 2005년 58%로 떨어졌다.
하지만, 중국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달러 비중 축소를 달러와의 절연으로 간주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것이 시장 전반의 분위기다. SCMP는 애널리스트들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 감소가 미국 달러 표시 자산의 보유를 줄였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 국채 대신 주식이나 회사채와 같은 다른 달러 표시 자산을 매입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관타오 중국은행증권 수석 글로벌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미 달러화 자산을 순매도하고 있지만 민간 부문은 여전히 순매수자”라며 “외국인 투자자가 미국 국채 보유 규모를 줄여가는 것을 미국 달러화 위상의 하락으로 평가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미국 국채의 몸값이 예전만은 못하다. 쌍둥이 적자에 시달리는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를 완화하기 위해 돈을 풀면서 미국 국채의 몸값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기준 27조 달러 수준이던 미국의 총 국채 규모는 올해 말 30조 달러로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중국 국채의 몸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이 반영되며 중국은 사상 처음 마이너스 금리로 국채를 발행할 정도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간) 중국은 40억 유로 규모의 유로화 표시 국채를 발행했다. 5년물 국채 금리가 -0.152%였고, 10년물과 15년물의 금리도 0%대의 초저금리로 책정됐다.
HSBC의 중국 부문 책임자인 저스틴 천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금융시장에 접근하려는 국제적 수요가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