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GM은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해 예정했던 부평공장 투자 비용 집행을 보류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GM은 미국 본사의 글로벌 차량개발 계획에 따라 2023년 생산을 목표로 신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부평공장에 배정했다. 그리고 부평공장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1억9000만 달러(약 2137억원) 규모의 투자를 준비해 왔다.
한국GM 사측이 투자 철회 카드까지 꺼내든 건 코로나19로 올해 상반기 유동성 위기를 겪었는데 임단협마저 난항을 겪으면서 노조가 파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한국GM 노사는 7월 말부터 20여 차례 교섭했지만 부평2공장 신규 물량 배정과 임금 인상 등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2년에 한 번 임금협상을 하자는 안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창원공장은 약속, 부평공장은 협상안”
한국GM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으로 6만대 이상의 생산 손실을 겪으며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현금 확보를 위해 팀장급 이상 직원들의 임금 유예 등 강력한 비용 절감 조치도 취했다.
사측은 노조의 잔업∙특근 거부와 부분파업 등으로 이미 7000여대 이상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고, 앞으로 예정된 부분파업까지 고려하면 누적 생산손실은 1만2000여대로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한국GM 관계자는 “창원공장은 채권자인 산업은행과 약속한 부분이어서 추가 투자를 이행해야 한다”며 “하지만 부평공장 투자 건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 나온 제시안이었는데 노조가 강경하게 나오니 회사도 강경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물량 조달에 차질을 빚고 비용은 늘어나면서 또다시 유동성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