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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협력업체들 “제발 살려달라”…노조 잔업거부 철회 촉구

중앙일보

입력

문승 한국GM 협신회 회장(가운데)과 협력업체 대표들이 입장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한국GM 협신회

문승 한국GM 협신회 회장(가운데)과 협력업체 대표들이 입장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한국GM 협신회

한국GM 노동조합이 지난 23일 잔업·특근 거부에 돌입한 가운데, 협력업체들이 “생산 중단이 이어질 경우 부도를 맞을 수도 있다”며 임금 및 단체협상의 조기 종료를 요구했다.

한국GM 협력업체들의 모임인 한국GM 협신회는 28일 입장문을 내고 “한국GM의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문제가 조기에 종료되지 않는다면 유동성이 취약한 협력업체들은 부도에 직면하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 지원금 제대로 집행되지 않아”

협신회는 “정부가 수차례에 걸쳐 자동차 협력업체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했으나 정작 자금이 꼭 필요한 업체에는 지원이 되지 않았다”며 “대부분의 업체가 지원을 포기하고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견디고 있는 매우 불안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협력업체들의 상황을 보면 하루 이틀의 생산 중단도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협력업체들도 한국GM의 하반기 생산계획에 맞춰 투자와 인원을 투입했는데, 생산이 중단되면 가뜩이나 상반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큰 손실을 본 마당에 회사 운영이 불가능한 업체가 속출할 것이라는 얘기다.

올해 1월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한국GM의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 공개 행사에 이례적으로 김성갑 노조 지부장 등 노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노사가 합심해 잘 해보자는 취지였지만 현재 임단협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사진 한국GM

올해 1월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한국GM의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 공개 행사에 이례적으로 김성갑 노조 지부장 등 노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노사가 합심해 잘 해보자는 취지였지만 현재 임단협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사진 한국GM

“하루 이틀만 생산 중단해도 치명적”

코로나19로 한국GM은 올해 상반기 생산계획을 30% 줄였다. 이미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협력업체가 많다. 한국GM의 협력업체는 2976개사, 직원은 13만명에 달한다.

협신회는 “올해 남은 기간 생산을 극대화하고 지금까지의 손실을 일부 복구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한국GM 노사는 빠른 시일 내에 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호소했다.

한국GM 노조는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지침에 따라 월 기본급 12만304원 인상과 통상임금 400%에 600만원을 더한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경영난에 코로나19까지 겹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국GM의 지난 6년간 누적 적자는 3조원에 달한다. 또 코로나로 9월까지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9% 줄었다.

쉐보레 말리부. 사진 한국GM

쉐보레 말리부. 사진 한국GM

한국GM 노조는 지난 22일 19번째 교섭이 결렬된 후 주중 1시간 추가 잔업과 주말 특근 8시간 등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또 23일 임단협 보고대회에 조합원들을 4시간씩 참여시켜 조업 시간을 줄였다. 근무시간 단축이라는 부분 파업 형태로 회사를 압박하는 것이다.

사측은 노조의 이런 쟁위행위로 1700대 이상의 추가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21일 18번째 교섭에서 코로나 위기극복 격려금 50만원, 연말 실적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 내년 성과급 30만원 추가 지급과 함께 부평 1공장 설비에 약 215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노조에 제안했다. 임금교섭 주기를 2년으로 하자며 종전에 제시했던 성과급(470만원)을 합치면 도합 550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노사는 지난 27일 오후 20번째 교섭을 진행했지만 교착 상태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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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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