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지기의 제안, 문화재 안내판도 알기 쉽게 보기 좋게

중앙일보

입력 2020.08.29 00:20

수정 2020.08.29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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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우니까 한국어다 〈7〉

아름지기가 문화재청과 함께 제작해 선보인 5대 궁궐 안내 소책자.

“1900년대 초 건축으로 규모는 건평이 78㎡, 정면 4간, 측면 2간반으로 양식은 세벌대기단, 굴도리집, 겹처마, 팔작지붕, 오량가구(五樑架構)로 되었다….”
 
청와대 경내에 있는 서울시유형문화재 제103호 침류각(枕流閣) 안내판에 쓰여 있는 문구의 일부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5월 29일 국무회의에서 직접 사례로 들며 문화재 안내판의 문제점을 지적한 이후 문화재청은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해에는 103억원을 들여 국립국어원 및 전국에 있는 국어문화원 16곳과 함께 국보 및 보물, 시도지정 문화재 안내판 1392건에 대한 감수를 마치고 개선을 위한 시민자문단도 구성했다.

5대 궁궐 및 경주·제주 관광안내판
2005년부터 문구·디자인 새로 제안
시설 종합 개선프로젝트 진행 중

전통문화의 보존과 활용, 문화유산의 현대적 구현을 추구하고 있는 재단법인 아름지기(이사장 신연균)는 이미 2005년부터 문화재 안내판 개선에 정성을 기울여왔다. 서울 시내 5대 궁궐(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종묘)과 성균관의 안내판을 새로 디자인하고 내용도 다듬어 2015년 결과물을 내놨다. 이어 2011년에는 경주지역 문화재 안내판을, 2012년에는 제주도 문화재 안내판을 모니터링하고 개선안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문화재청·제주도와 함께 2015년 새로 만들어 설치한 천지연(天地淵) 안내판의 경우, 기존 안내판에 적힌 수많은 학술 정보와 어려운 내용을 확 줄이고 대상의 형태, 관련 이야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주요 요소를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 주위 환경과 어울리는 디자인에 그림 설명도 곁들이며 관람객의 이해를 도왔다. 장영석 아름지기 사무국장은 “우리나라에 처음 온 외국인에게 설명한다고 생각했다”며 “어려운 용어는 문화재청 및 국립국어원의 감수를 거쳐 다듬었다”고 설명했다. 장 국장은 이어 “단순히 안내판 개선 작업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조명·벤치·펜스·방문자 센터 등 문화재 주변의 시설 전반까지 종합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며 “우선 제주 주상절리대 일대의 문화유산 및 자연유산 환경 개선 프로젝트를 현재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정형모 전문기자/중앙컬처앤라이프스타일랩


 
※공동제작 : 국어문화원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