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찾아낸 과학의 즐거움

중앙일보

입력 2020.08.2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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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거대한 것들의 과학

작고 거대한 것들의 과학
김홍표 지음
궁리
 
빨간 불이 켜지면 남성은 코를 판다?
 
신호 대기 중 자동차 안에 혼자 있는 남성은 주로 코를 파면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왜 코 파기는 창피한 일로 치부되면서도 사라지지 않는 걸까.
 
아주대학교 약학대학 김홍표 교수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이런 흔한 일들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싶어 한다. 여러 나라 과학자들이 코 파기와 관련한 인간의 유전자가 있지 않을까 연구한 일도 있다고 소개한다. 저자는 코 파기에 대한 연구 중에서는 콧구멍을 청결하게 하는 일은 카나비노이드 신호체계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에 솔깃했다고 얘기한다. 카나비노이드는 대마초의 주성분으로 인간 뇌에 작동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코딱지를 파면 뇌가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코 파기는 거부하기 어려운 즐거움이다.


왜 봄이 되면 춘곤증이 생기는 걸까. 겨울이 가면 낮이 길어지고 햇볕이 더 강하고 오래 내리쬔다. 이에 반응해 체온이 올라가고 혈관이 확장된다. 길이가 10만㎞나 되므로, 혈관은 조금만 팽창해도 혈압은 떨어진다. 그 결과 뇌로 가는 산소의 양이 줄어든다. 따라서 봄이 되면 몸이 나른한 춘곤증이 생긴다.
 
저자는 천연물 화학, 헴 생물학, 바이오 활성가스, 자기소화 등 생물학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 한 과학자다. ‘김홍표의 과학 한 귀퉁이’라는 제목으로 일간지에 쓴 칼럼을 모았다. 책 제목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작고 사소한 것을 통해 생명의 원리와 지구상에 존재하는 것들의 연결을 이야기한다는 의미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