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왜 DVD가 인종차별적인 말이 되는 걸까. DVD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을 낮춰 부르는 말이기 때문이다.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불법 복제한 싸구려 DVD를 노점에서 판매하는 것에 빗대 이들을 낮춰 부르는 말로 쓰였다. 하지만 실제로 이 말의 뜻을 아는 영국인들은 많지 않다. 런던의 일부 지역에서 통용되는 말로 특히 일부 축구 팬들 사이에서 사용된다.
처음 이 말이 인종차별적인 용어로 부각된 건 2005년이다. 영국 울버햄프턴 원더러스(Wolverhampton Wanderers)에서 활약하던 설기현 선수가 밀월(Millwall)과 경기를 하고 있는데, 밀월 팬들이 설기현 선수를 DVD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밀월은 런던의 남동쪽에 있는 다소 낙후된 지역으로 밀월 팬들은 영국 내에서도 거칠고 폭력적인 것으로 악명이 높다. 일명 훌리건(hooligan)으로 불리는 광적인 축구 팬들이 많은 팀이다. 훌리건이란 축구 경기에서 폭력을 행사하며 난동 부리는 팬들을 가리킨다. 2005년 나온 영화 ‘그린 스트리트(Green Street)’의 배경도 이곳이었다. 이 영화는 웨스트햄과 밀월 팬들 사이의 폭력 사태를 그린 영화다. 웨스트햄과 밀월, 아스널 모두 런던에 있는 축구팀이다.
영국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인종차별은 심각한 문제다. 특히 축구 경기에서 인종차별적인 공격이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던 박지성 선수도 2011년 팬들이 응원가로 일명 ‘개고기 송’을 불러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문제가 된 응원가의 내용은 ‘박지성의 나라에서는 개를 먹지만 쥐를 먹는 리버풀보다는 낫다’는 것이었다.
코리아중앙데일리 Jim Bulley, 박혜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