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2030 한정판 리셀 시장
최근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글이다. 나이키와 명품 브랜드 디올이 협업해 출시한 ‘에어디올’ 운동화를 구매하자마자 매장 앞에서 리셀(resell·재판매)한다는 내용이다. 이 운동화의 출고가는 300만원. 중형차 한 대 값까지 훌쩍 뛰어 재판매되고 있지만 운동화 마니아 사이에선 이마저도 없어서 구하지 못하고 있다. 중고장터에서 운동화 리셀을 자주 한다는 백도경(22)씨는 “에어디올 구매금 마련을 위해 소장 운동화 22켤레를 웃돈 붙여 리셀하고 있다”며 “가격은 매우 비싸지만 소장가치가 충분해 꼭 구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세차익 노리는 재테크로 쏠쏠
샤넬·롤렉스·운동화 등 품목 다양
‘나만 소유’ 인증하려 지갑 열어
디자인·유명인과 협업도 중요
올 세계 시장규모 48조원 달해
시장 교란, 탈세 곱잖은 시선도
리셀러에 대한 곱지 않은 일부 시선도 있다. 탈세 우려가 가장 크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6개월 동안 거래 횟수가 20회 이상이면서 거래 규모가 1200만원 이상인 경우 판매자는 사업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를 납부해야한다. 하지만 SNS나 비공개 블로그 통해 이뤄지는 개인 간 거래는 이 같은 규정의 사각지대다.
서울지방국세청 관계자는 “자체적 모니터링을 통해 위법성을 보이는 판매자에겐 안내 문자를 통해 시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개인 간 거래가 이뤄지는 탓에 모든 중고장터를 살펴보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추첨제 ‘라플’ 깜짝 시판 ‘드롭’…한정판 판매의 진화
패션·유통업계는 아예 리셀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을 내세우면서 관련 용어도 다양해지고 있다. 추첨을 통해 제품 구매를 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는 라플(raffle)이 대표적이다. 특정인이 아르바이트 고용을 통해 선착순 판매 제품을 싹쓸이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도입된 방식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불가피해지면서 라플 판매를 택하는 업체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다. 복권 당첨처럼 선택받은 자만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라플 제품은 리셀 커뮤니티에서 인기거래 상위권에 속하게 된다.
예고 없이 일부 소량 제품만 갑작스레 선착순 판매하는 드롭(drop)도 있다. 신제품을 떨군다는 뜻으로, 해당 업체가 온라인 공지사항을 통해 ‘깜작 판매’ 소식을 전해 제품을 선보인다. 언제, 얼마만큼 제품이 풀릴지 모르기 때문에 발 빠른 정보력과 행동력이 관건이다. 주요 인기 오프라인 매장 인근에는 드롭을 노리고 상시 대기하는 일부 마니아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때론 빠르게 선착순 줄을 서더라도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드코’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드레스 코드의 줄임말로 패션업체는 오프라인에서 한정판 제품을 판매 시 구매자들에게 의복 규정을 요구할 때가 있다. 특정 컬러와 제품을 입고 매장에 입장한 사람만이 제품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드코는 마니아 팬덤을 결집하기 위해 주로 의류 브랜드 회사에서 사용하는 마케팅 방법의 하나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련의 한정판 판매방식은 철저히 소셜미디어(SNS) 기반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매장 앞에서 텐트 치고 밤새웠던 과거 선착순 판매에서 한 단계 진화한 방식”이라며 “충성고객을 더 많이 확보하는 동시에 제품이 유행한다는 정보가 판매를 더 자극하는 편승효과(밴드웨건 효과)까지 강화해 업체에겐 최적의 마케팅 방법이 된다”이라고 설명했다.
예고 없이 일부 소량 제품만 갑작스레 선착순 판매하는 드롭(drop)도 있다. 신제품을 떨군다는 뜻으로, 해당 업체가 온라인 공지사항을 통해 ‘깜작 판매’ 소식을 전해 제품을 선보인다. 언제, 얼마만큼 제품이 풀릴지 모르기 때문에 발 빠른 정보력과 행동력이 관건이다. 주요 인기 오프라인 매장 인근에는 드롭을 노리고 상시 대기하는 일부 마니아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때론 빠르게 선착순 줄을 서더라도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드코’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드레스 코드의 줄임말로 패션업체는 오프라인에서 한정판 제품을 판매 시 구매자들에게 의복 규정을 요구할 때가 있다. 특정 컬러와 제품을 입고 매장에 입장한 사람만이 제품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드코는 마니아 팬덤을 결집하기 위해 주로 의류 브랜드 회사에서 사용하는 마케팅 방법의 하나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련의 한정판 판매방식은 철저히 소셜미디어(SNS) 기반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매장 앞에서 텐트 치고 밤새웠던 과거 선착순 판매에서 한 단계 진화한 방식”이라며 “충성고객을 더 많이 확보하는 동시에 제품이 유행한다는 정보가 판매를 더 자극하는 편승효과(밴드웨건 효과)까지 강화해 업체에겐 최적의 마케팅 방법이 된다”이라고 설명했다.
김나윤 기자 kim.nay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