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286명 확진에 백기 든 日정부, "여행 캠페인, 도쿄는 제외"

중앙일보

입력 2020.07.1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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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도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86명 나오자 일본 정부가 "22일 시작하는 여행촉진 캠페인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에서 도쿄는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1일 도쿄의 대표적인 관광지 센소지(?草寺)의 가미나리몬(雷門)의 모습. 평소 국내외 관광객으로 혼잡한 곳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썰렁한 모습이다. [윤설영 특파원]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현재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캠페인을) 다시 한번 잘 생각해주기 바란다”며 정부에 재검토를 요청한 지 하루만이다.  

22일 시작하는 '고 투 트래블' 캠페인
고이케 지사 재검토 요청 하루 만에
"도쿄 출발, 도쿄 도착 여행 지원 안 해"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카바 가즈요시(赤羽一嘉) 국토교통상은 16일 오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감안해 도쿄를 목적지로 하는 여행, 도쿄 거주자들의 도쿄 밖으로의 여행을 캠페인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숙박·여행업계와 여행객들에게 철저한 감염 방지책을 갖출 것을 요구한 후, 다음 달 22일부터 시행하겠다"며 캠페인 자체는 예정대로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16일 도쿄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는 286명으로, 최다 기록이었던 지난 10일의 243명을 넘어섰다. 8일 연속 100명이 넘는 하루 확진자가 나와 최근 일주일 새 도쿄에서만 136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밤의 거리 요주의" 푯말을 들고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 [교도=연합뉴스]

 
'고 투 캠페인'은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진 일본 관광업 부흥을 위해 일본 정부가 1조7천억엔(약 19조 14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정책이다. 일본 국내 여행자들에게 1박 2일 기준 2만엔(약 24만원) 한도 내에서 여행 경비의 절반을 국가가 부담한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 '제2차 유행'이 시작됐다는 우려가 나오자 인터넷에선 "'고 투 트래블'이 아니라 '고 투 트러블(Trouble)'이 될 것"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반대도 이어졌다.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오사카부 지사는 "지금은 전국적으로 '고 투 트래블' 캠페인을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나즈미 히데요(花角 英世) 니가타(新潟)현 지사도 "유연성을 갖고 단계적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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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