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급 3차 추경안은 여당이 의석 176석을 차지한 ‘거여 구도’ 덕분에 무난히 국회 문턱을 넘었다. 그러나 그만큼 큰 숙제를 남겼다.
우선 나랏빚이 문제다. 3차 추경안 통과로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0% 중반으로 치솟는다(지난해 39.8%). 그나마 정부의 낙관적 성장 전망(경상성장률 기준 전년 대비 0.6%)을 달성해야 유지 가능한 목표다. 한국은행(-0.2%)과 국제통화기금(IMF, -2.1%) 등은 올해 한국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을 점친다. 이대로라면 올해 한국의 부채비율은 50%에 이를 전망이다.
졸속 편성과 졸속 심사도 논란거리다. 정부는 수십만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추경을 늘려 잡았지만 초단기·단순 업무 중심의 최저임금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알바 추경’이란 비판이 함께 일었다. 거여 구도에서 추경 심사가 심도있게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여당이 주도하는 예비 심사 과정에서 일부 예산이 증액됐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올해 세 차례 추경으로 재정수지 적자가 대폭 늘어나게 됐다”며 “채무 부담으로 경제 성장 잠재력은 낮아지고, 재정위기 가능성은 커지고, 미래 세대의 세금 부담은 늘어나는 ‘삼중고’에 직면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이어 “세 차례 추경 모두 ‘현금 나눠주기’에 집중돼 있는데 타격이 있는 부문을 집중 지원하고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동원 전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장기전에 대비해 실탄을 아끼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하는데 재정 ‘바주카포’를 쏘아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추경안 심사에 참여하지 않은 미래통합당은 “견제 없는 민주당의 추경 폭주가 얼마나 졸속으로 이뤄졌는지 똑똑히 목격했다”고 비판했다. 이종배 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의원총회에서 “이번 추경은 역대 최악의 추경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숙·하준호 기자 newea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