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면서 택배와 같은 생활물류시장의 덩치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의 하루 배송 물량은 200만~220만 개였지만, 올 3월 이후 평균 250만~300만 개로 급증했다. CJ대한통운도 올 들어 매달 3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3월 2일엔 하루 택배 물량이 처음으로 900만 건을 넘기도 했다. 이 같은 호황 덕에 코로나19에도 취업자 수가 계속 증가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운수·창고업 취업자 수는 3만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4% 증가했다. 이와 달리 숙박·음식점, 교육서비스업의 4월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각각 9.2%, 6.9% 감소했다.
배송 속도 경쟁에 쉴 틈 없는데
유급휴가·고용보험 적용 못 해
업체·기사 이해 갈려 법 제정 무산
“시대에 맞게 법·제도 보완해야”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택배·배송 등 이른바 생활물류업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을 제정했다. 택배와 같은 생활물류서비스를 정식 산업으로 규정하고, 이들 산업 종사자의 처우 개선 등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해 당사자의 반발로 빛을 보지 못하고 폐기됐다. 정부가 추진 중인 택배기사의 고용보험 적용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온라인 쇼핑 증가로 생활물류업은 계속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관련 사업 종사자 역시 계속 늘고 있는 만큼 노동법이 됐든, 생물법이 됐든 법적 근거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일·김나윤 기자 obidiu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