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오르니 주가를 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은 안 좋아졌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12배를 넘기며 2009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벌어들일 이익에 비해 지금 주가가 너무 높은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당분간 주식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조정 주가수익률(CAPE)로 보면 향후 6개월 내 코스피의 기대 수익률이 5% 내외에 불과하다”며 “투자자에게 돌아올 단기 기대수익률은 2월 말보다 현저하게 줄었다”고 봤다.
더 오를 수도 있나?
미국에서 풀린 돈이 우리 주식시장에 흘러들어오려면 환율이 중요하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는 미국 장·단기금리 차보다 달러 약·강세 여부가 더 중요하다”며 “현재 1200원까지 내려온 환율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1150원까지 더 내려갈 수 있느냐(원화 강세)와 6월 순매수로 전환한 외국인의 포지션이 중요한 변수”라고 했다. 여기에 더해 독일 채권시장에서의 자금 유출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독일 채권시장에서 패시브 자금이 2주 연속 유출되고 있는데, 이러한 자금 유출은 이후 신흥국 증시로의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낙관 어려우나 매수세 이어질 듯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무너지고 금 간 세계 경제의 펀더멘탈이 다시 튼튼해질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신흥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여전한 상황이다. 미국 내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오래 이어지는 것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신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진한 실물 경제 대비 시장의 과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3월 ‘패닉 셀링(Panic Selling·주가가 내려갈 때 투자자가 주식을 마구 파는 일)’이 보여주었듯 주식 시장으로의 막대한 유동성 유입이 단기 ‘패닉 바잉(Panic Buying)’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