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안 좋다는데 이상하네"···2100 뚫은 코스피, 3가지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0.06.03 16:45

업데이트 2020.06.03 17:08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하네. 경제는 안 좋다는데 왜 이렇게 오르는 거지?"

최근 국내 증시가 무섭게 오르자 고개를 갸웃거리는 주식 투자자가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실물경제 악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미국의 인종차별 시위 확산 등 국내외에 악재가 가득한 상황이어서다. 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87% 오른 2147에 장을 마쳤다. 지난 2월 21일(2162.84) 이후 석 달 반 만에 가장 높다. 이제 연중 최고치(2267.25, 1월 22일)는 120포인트만 남겨 뒀다. 왜 이렇게 오르는 걸까.

①경기전망 미리 반영하는 주가

먼저 주가 흐름의 속성 때문이다. 대개 주가는 경기 전망을 미리 반영해서 움직인다. 이 때문에 '4월 취업자 수 47만 명 급감'(통계청), '1분기 코스피 상장기업 순이익 48% 감소'(한국거래소) 등의 암울한 경제지표에도,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면 주가가 오르는 것이다. 실제 증권가에선 기업 실적이 2분기 바닥을 친 뒤 3분기부터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주가는 실물경기에 6개월 정도 선행한다"며 "코로나19가 오래가지 않고 경기가 3분기 이후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미리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코스피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올해 코스피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②유례없는 유동성의 힘

풍부한 유동성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돈의 힘'은 증시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양적 완화 정책과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으로 시중엔 돈이 흘러넘친다. 한동안 주가 상승을 이끈 '동학 개미(개인 투자자)'가 최근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기관이 바통을 이어받아 주식을 쓸어담는 모양새다. 기관은 6월 1~3일 코스피 시장에서 1조5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을 기반으로 악재보다 경기 회복 기대나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 같은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며 "미·중 마찰 심화나 미국 폭동 같은 악재가 유동성에 밀려 힘을 못 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③코로나 국면서 한국경제 선방

전 세계 주식시장이 반등 국면에 있지만, 한국 증시의 상승세는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저점 대비 상승률을 비교해보면 코스피는 47%로, 미국 다우지수(38%)와 독일 DAX지수(42%), 일본 닛케이(37%)보다 높다. 여기엔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한국경제가 선방한 점이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제성장률만 봐도 그렇다. 정부는 지난 1일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0.1%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미국(-5.9%), 유로(-7.5%), 일본(-5.2%) 등 전망치보다 상대적으로 낫다. 김지산 센터장은 "다른 주요국에 비해 경제 상황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내수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점도 코스피 반등 폭이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브리핑실에서 2020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3차 추경 규모는 35조 3000억원 수준이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브리핑실에서 2020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3차 추경 규모는 35조 3000억원 수준이다. 뉴스1

증권사들도 최근 코스피 전망치를 줄줄이 올렸다. SK증권은 하반기 코스피 상단을 2300으로, 메리츠증권은 2200으로 각각 잡았다. 금융과 실물 간의 괴리가 크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빠른 회복력을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금융위기 때처럼 증시에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먼저 팽창되고, 하반기에 기업이익 같은 실물지표 개선이 뒤따르는 패턴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코로나19 이전 주가 수준을 거의 다 회복한 만큼 시장 탄력은 다소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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