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차량도 캠핑카 변신
박씨는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트레일러를 사는 대신 ‘차박’(차에서 숙박하는 것) 캠핑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2월 말부터 법이 바뀌어 일반 차량도 캠핑카로 개조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라며 “상태 좋은 중고 차량을 구매해 캠핑카로 튜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말 자동차 중고 시장에서 상태 좋은 9인승 카니발을 사 캠핑카 전문 개조 업체에 맡겼다. 침상과 주방시설, 배터리와 인버터(220v 가정용 전기를 쓸 수 있게), 태양광 발전기, 주행 충전기, 캠핑용 맞춤 가구 등을 포함해 개조 비용으로 1500만원 정도를 들여 업체에 의뢰한 상태다.
코로나 사태로 캠핑도 ‘언택트’
이젠 차종 상관 없이 개조 가능
전기시설, 침대 등 설치 300만원
호텔식 편의시설 땐 2000만원
경차를 2인승 캠핑카로 튜닝도
자동차 업계도 속속 발 빠른 출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4년 등록된 캠핑카는 4100여대였던 것이 지난해 2만 4800여 대로 크게 늘었다. 이 중 캠핑카로 튜닝해 정식 등록을 한 차량이 1/3 정도였는데, 올해는 관련 법이 바뀌면서 그 숫자가 훨씬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개정된 법 시행 직후인 3월 말까지 하루 평균 20대 이상의 차량이 캠핑카로 변신하고 있다”고 했다. 법이 바뀌면서 캠핑카 이용자의 연령대도 낮아지는 추세다. A사 관계자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경제적 여유가 있는 50대 이상이 주 고객층이었다”며 “수 천만원의 비용을 들어가는 캠핑카를 사지 않고 자신의 차를 적은 비용으로 개조할 수 있게 되면서 30~40대 젊은 가장들의 문의가 최근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캠핑카 개조 비용은 편의시설 옵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기본적인 전기 시설과 침대, 수납 가구 등을 설치하는데 적게는 300만~400만원부터 다양한 호텔식 편의시설을 갖추려면 2000만원 이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은 관련 규제가 없어짐에 따라 많이 이들이 중고 시장에서 해당 차종을 구입해 캠핑카로 개조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중고찻값도 강세라고 한다.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처럼 실제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캠핑카 개조 차종은 카니발이다. 지난해 관련법 개정 후 시행을 앞두고 국내 한 직영 중고차 기업 K사가 성인남녀 28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캠핑카로 튜닝하고 싶은 차’로 기아자동차의 카니발이 1위(36%)에 꼽혔다. 2위는 현대자동차의 ‘그랜드 스타렉스’, 3위는 르노의 상용 밴 ‘마스터’가 차지했다.
무자격 튜닝업체 탓 피해 사례도
캠핑카 개조가 큰 유행을 타면서 소비자 피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최근 유튜브에서는 차량 개조를 의뢰했다가 큰 피해를 본 한 소비자의 사연을 담은 영상이 올라와 1주일 만에100만 뷰 이상을 기록하는 등 큰 화제가 됐다. (부속기사 참조)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관련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자동차 튜닝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며 “무자격 업체로 인한 피해 사례도 종종 보고된다”고 말했다.
비 새고 전기장치 먹통…일부 튜닝 업체 먹튀 주의보
캠핑카 개조와 관련한 규제가 대폭 풀리면서 일부 차량 튜닝 업체들의 먹튀성 사업 운영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한다. 반려견과 함께 떠나는 캠핑 여행을 꿈꾸던 A씨 부부는 지난 2월 말 포터2 중고차를 구입해 경기도 화성에 있는 한 캠핑카 제작 업체에 맡겼다. 배터리, 인버터, 태양광 패널, 냉장고, 화장실, TV, 무시동 히터, 바닥난방, 에어컨, 어닝 등을 설치하기로 견적을 내고 1900만원에 계약했다.
업체 측은 “3월 9일부터 작업에 착수해 3주면 제작이 완료된다”고 약속했다. 계약금 500만원과 중도금 900만원까지 건넸지만 작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약속 날짜를 어긴 업체 측은 “4월 10일까지는 반드시 제작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했다. A씨는 3일 뒤인 4월 13일 업체를 방문했지만 공장은 텅 비었고 다른 곳으로 이전한 뒤였다. 부랴부랴 업체에 연락해 이전한 곳으로 달려갔지만 여전히 작업이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일하던 직원들이 갑자기 그만둬 일용직 일꾼을 불러 겨우 작업해 왔다는 변명만 돌아왔다.
A씨는 업체 측에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피해를 보상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증을 요구해 받아내고 하루를 더 기다려 차량을 인수했다. 하지만 마감 불량, 일부 계약 항목 누락, 전기장치 불량 등으로 차량을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었다. A씨가 인수를 거부하고 환불을 요구하자 업체 측은 “A/S는 몰라도 환불은 절대 못 한다”고 막무가내식 태도를 보였다. 나중에는 A씨의 연락을 의도적으로 받지 않고, 업체 블로그 이름을 바꾸는 등 책임을 회피하는데 급급했다.
A씨는 피해 내용을 자세히 기록한 동영상을 만들어 개인 유튜브 채널에 올리는 한편 앞서 작성한 공증 문서를 근거로 법적 압류 절차에 들어갔다. 동영상은 조회 수가 100만회를 웃돌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A씨는 자신 외에도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사기성 행각과 부도덕성이 유튜브에 공개되자 업체 사장은 “동영상을 내려달라”고 사정했다. 비난 여론이 일고, A씨가 법적 조치를 예고하자 사장은 뒤늦게야 A씨에게 사과하고 환불을 약속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캠핑카 관련 페이지를 운영하는 한 파워 블로거는 “지난 2월 말 규제가 확 풀린 후 캠핑 차량을 인수한 지 한 달도 안 돼 창문에서 비가 샌다거나 전기 장치가 갑자기 작동을 멈췄다는 등 불편을 호소하는 회원들이 부쩍 많아졌다”며 “검증되지 않은 차량 튜닝 업체가 적지 않은 만큼 공신력이 있는 업체인지 충분히 알아보고 계약해야 한다”고 했다.
업체 측은 “3월 9일부터 작업에 착수해 3주면 제작이 완료된다”고 약속했다. 계약금 500만원과 중도금 900만원까지 건넸지만 작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약속 날짜를 어긴 업체 측은 “4월 10일까지는 반드시 제작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했다. A씨는 3일 뒤인 4월 13일 업체를 방문했지만 공장은 텅 비었고 다른 곳으로 이전한 뒤였다. 부랴부랴 업체에 연락해 이전한 곳으로 달려갔지만 여전히 작업이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일하던 직원들이 갑자기 그만둬 일용직 일꾼을 불러 겨우 작업해 왔다는 변명만 돌아왔다.
A씨는 업체 측에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피해를 보상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증을 요구해 받아내고 하루를 더 기다려 차량을 인수했다. 하지만 마감 불량, 일부 계약 항목 누락, 전기장치 불량 등으로 차량을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었다. A씨가 인수를 거부하고 환불을 요구하자 업체 측은 “A/S는 몰라도 환불은 절대 못 한다”고 막무가내식 태도를 보였다. 나중에는 A씨의 연락을 의도적으로 받지 않고, 업체 블로그 이름을 바꾸는 등 책임을 회피하는데 급급했다.
A씨는 피해 내용을 자세히 기록한 동영상을 만들어 개인 유튜브 채널에 올리는 한편 앞서 작성한 공증 문서를 근거로 법적 압류 절차에 들어갔다. 동영상은 조회 수가 100만회를 웃돌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A씨는 자신 외에도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사기성 행각과 부도덕성이 유튜브에 공개되자 업체 사장은 “동영상을 내려달라”고 사정했다. 비난 여론이 일고, A씨가 법적 조치를 예고하자 사장은 뒤늦게야 A씨에게 사과하고 환불을 약속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캠핑카 관련 페이지를 운영하는 한 파워 블로거는 “지난 2월 말 규제가 확 풀린 후 캠핑 차량을 인수한 지 한 달도 안 돼 창문에서 비가 샌다거나 전기 장치가 갑자기 작동을 멈췄다는 등 불편을 호소하는 회원들이 부쩍 많아졌다”며 “검증되지 않은 차량 튜닝 업체가 적지 않은 만큼 공신력이 있는 업체인지 충분히 알아보고 계약해야 한다”고 했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