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산수-서울 물길 ③ 시청, 중구 서부 일대
세월은 길을 새로 내고 물의 흐름을 바꾼다. 강북에서 가장 넓은 길인 세종대로는 조선 시대에는 없었다. 일본강점기에 서울의 얼개를 재편하며 생겼다. 이 길이 나기 전에 숭례문에서 경복궁으로 가려면 한국은행~롯데백화점~광통교~보신각에서 좌회전~종로1가~교보생명에서 우회전을 해야 했다. 이 길의 일부가 남산에서 흘러내린 회현동천과 겹친다. 당시 광통교는 도성 안에서 가장 큰 다리였다. 숭의초등학교 뒤에서 출발한 남산동천은 퇴계로를 건너고 명동을 지나 외환은행 본점 앞에서 정릉동천과 만난다.
그림의 소실점은 정릉동천과 청계천이 만나는 지점이다. 물길을 드러내려 주변 건물 높낮이를 조정했다.
그림·글=안충기 아트전문기자 newnew9@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