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132억원에 낙찰된 이 그림이 5월부터 국내에서 전시된다. 갤러리현대는 다음 달 12일부터 일반 관람을 시작하는 갤러리현대의 개관 50주년 기념 특별전 '현대 HYUNDAI 50'에서 김환기의 '우주'를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최고가 기록을 낸 이후에 대중에게는 처음 보여지는 자리다.
갤러리현대 개관 50주년 특별전
한국미술 최고가 132억원 김환기
특별한 인연 이중섭,천경자,박수근
1부 한국 대표작가 40인 작품 쟁쟁
온라인 선공개, 5월12일부터 관람
온라인 선공개, 현장 관람 5월 12일부터
갤러리현대가 처음 문을 연 것은 1970년 4월 4일. 당시 인사동엔 서화, 골동품, 표구사 등은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현대미술을 다루는 갤러리는 없던 시절이었다. 개관전엔 동양화가 김기창, 서세옥, 서양화가 도상봉, 문학진, 조각가 전뢰진과 이종각, 서예가 김충현과 손재형 등 중견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당시 천경자 화백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개막식에 참석했으며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에게 자신이 그림 '하와이 가는 길'을 깜짝 선물로 건넸다. 이번 전시에서 이 그림도 볼 수 있다.
'인연'으로 조명한 근현대 작가 40인
소정 변관식의 '단발령'도 이번 전시에서 빛나는 작품 중 하나다. 1974년 현대화랑은 변관식의 개인전을 기획하며 작가가 창작에 전념할 수 있게 정릉의 한 절에 작업실을 마련해줬다고 한다. 금강산 풍경을 담은 '단발령'은 이때 탄생한 그림 중 하나로, 74년에 열린 전시는 작가의 생전 마지막 개인전이 됐다.
'이중섭 신화'를 이룬 화랑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은 "1972년 이중섭 유작전 당시 관람객들이 몇십 미터로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면서 "우리 화랑의 존재가 사람들에게 각인된 때가 그때부터였다. 그런데 이중섭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은 시간이 갈수록 더해졌다. 1999년 회고전을 열었을 때도 관람객이 9만명에 달했다. 무엇보다 이중섭 신화를 이룩한 화랑으로 작가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게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시대를 앞선 예술가 백남준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갤러리현대는 백남준의 한국 전속화랑으로 1988년 '99서울올림픽 기념 백남준 판화전'을 열며 올림픽을 주제로 한 백남준 작품과 ‘로봇 가족’ 연작을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1990년 7월 갤러리현대 뒷마당에서 굿 형식의 퍼포먼스 '늑대 걸음으로'를 펼쳤다. 이후에도 1992년, 1995년, 2016년 전시를 통해 백남준의 작품세계를 지속적으로 조명했다. 이번 전시엔 백남준이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선보였던 대형 TV 조각 '마르코 폴로'가 설치됐다.
이밖에도 도상봉, 이대원, 김기창, 김상유, 임진순, 이성자, 김창열, 이우환, 박서보, 윤형근, 정상화 등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아카이브 대거 공개한다
박 회장은 "지난 50년 동안 작가 한 분 한 분, 작품 한 점 한 점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한국의 주요 작가들과 함께 성장해왔다는 점에 감사할 따름"이라면서 "좋은 화랑은 그 시대의 좋은 작품을 많이 전시·판매하고 그것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됐느냐로 가름이 된다.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노력하고 도전하는 화랑으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갤러리가 1990년대 이후 국제화 시대를 맞이하며 작품을 선보인 국내외 작가 40여 명을 소개하는 2부 전시는 6월 12일부터 열린다.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