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폐경 전 유방암 환자도 항암 치료 받을 때 뼈 건강 신경 써야

중앙일보

입력 2020.04.2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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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경 전 여성도 유방암 수술 후 항암 치료로 인해 골밀도가 크게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김희정 교수팀은 2006~2010년 유방암 수술을 받은 19~55세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항암 치료 방식에 따라 골밀도 감소량이 최대 세 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50대 이하 ‘젊은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 치료에 따른 골밀도 변화를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병원리포트]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김희정 교수팀
19~55세 유방암 환자 910명 연구
항암 치료 1년 내 골 손실 가장 커
젊은 층도 골밀도 정기 검사 필요

유방암 치료는 크게 수술과 항암·방사선 치료로 구분된다. 대개 1기 이후부터는 수술로 암을 뗀 후 종양의 크기, 전이 여부에 따라 항암제·방사선 등 추가 치료를 진행한다. 항암 치료에 쓰는 약물은 탁센 계열을 비롯한 화학적 치료제(화학요법)와 타목시펜, 난소 억제 주사제 등 호르몬 치료제(호르몬 요법)가 있다. 문제는 항암제가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세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한 대표적인 부작용이 골다공증이다. 하지만 기존 연구는 대부분 폐경 후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져 상대적으로 젊은 유방암 환자는 항암 치료가 골다공증 위험을 얼마나 높이는지 알기 어려웠다.
 
 

치료법 따라 골밀도 감소량 최대 3배 차

 
이에 김 교수 연구팀은 비교적 젊은 50대 이하 유방암 환자 910명을 대상으로 추적 연구를 진행했다. 항암 치료 방식에 따라 대상자를 ▶화학요법 ▶타목시펜 복용 ▶화학요법 후 타목시펜 복용 ▶타목시펜과 난소 억제 주사제 병용 등 네 그룹으로 나눠 5년간 허리·허벅지 뼈의 골밀도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항암 치료 그룹은 초기 1년 내 골밀도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화학요법만 단독 시행한 그룹은 1년 새 골밀도가 0.1g/㎠ 줄어 타목시펜 복용 그룹(0.03g/㎠)보다 골 손실량이 세 배 이상 많았다. 화학요법 후 타목시펜을 복용한 그룹(0.08g/㎠), 타목시펜과 난소 억제 주사제를 병행 치료한 그룹(0.08g/㎠)보다도 골밀도가 더 많이 떨어졌다. 다만 항암 치료 후 5년이 지난 시점에는 타목시펜 복용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항암 치료 그룹의 골 손실은 0.1g/㎠ 정도로 비슷했다. 이는 사용하는 항암제에 따라 골 형성을 촉진하는 여성호르몬의 작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젊은 유방암 환자는 암 극복 이후 삶의 질도 고려해야 한다”며 “젊더라도 항암 치료로 인한 골 감소를 피할 수 없는 만큼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고 운동, 영양 섭취 등 뼈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방암 연구와 치료’ 최근 호에 게재됐다.
 
박정렬 기자park.jungry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