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클리닉
인공 방광 재건으로 삶의 질 회복
배 나오고 당뇨 땐 2.9배 더 위험
흡연 탓 남성 환자가 여성의 4배
초기엔 내시경 수술로 완치 가능
미세혈뇨가 암 발생 중요한 신호
주기적 소변검사로 조기 진단을
방광암은 치료 시기가 중요하다. 치료 시기에 따라 수술적 치료법을 결정한다. 초기 방광암은 내시경적 절제술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진행이 오래되어 암의 뿌리가 깊고 다발성으로 발병한 경우 전체 방광을 다 적출해야 하므로 환자와 의사 모두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방광을 제거할 경우 배뇨 기능을 손실하므로 환자의 삶에 많은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과거에는 방광 제거술을 시행한 뒤 외부로 요루(尿瘻)를 만들어 소변 주머니를 차는 수술법을 많이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많은 환자에게 소장을 이용해 인공 방광을 재건하는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 인공 방광 재건의 가장 큰 특징은 환자의 외형적 변화 없이 소변을 저장·배출하는 배뇨 기능을 정상인과 유사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성모병원은 국내 인공 방광 재건술을 초기에 도입해 술기와 경험을 보급한 의료기관으로 20년 이상의 경험을 축적해왔다. 방광적출술 이후 삶의 질 회복에 중점을 둬 인공 방광 재건의 적응증을 넓게 잡아 시행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개복수술 대신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한 정교한 수술을 시행해 요실금 방지와 성 기능 보존 등의 기능적 손실, 수술 후 환자의 통증과 절개창을 최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인공 방광 재건은 엄밀히 방광의 원래 기능을 모사하는 것이다. 정상 방광 기능을 100%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수술 후 관리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의학적 한계가 명확한 것이 현실이다.
방광암 환자를 직접 진단·수술·관리하는 의사의 입장에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방광암의 진단 시기가 늦어져 방광을 적출해야 하는 환자와 마주할 때다.
작년 국가암등록통계 자료에 따르면 암 진단 후 5년 초과 생존자가 100만명을 넘었다. 과거 암의 치료 목적이 생존에 중점을 두었던 시대에서 이제는 생존뿐만 아니라 치료 후 삶의 질 또한 중요한 시대가 됐다. 방광암의 치료와 방광 기능 유지는 방광암 치료에 있어서 동시에 고려돼야 할 요건이다.
조기 치료할수록 방광 기능 보존
방광암은 치료 시기가 빠를수록 치료성적이 좋고 삶의 질과 밀접한 방광 기능을 보존할 수 있어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방광암의 조기진단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소변검사를 통한 ‘혈뇨’의 발견이다.
혈뇨는 소변 후 환자가 직접 피를 관찰할 수 있는 육안적 혈뇨도 있지만, 현미경을 통해 관찰되는 미세혈뇨가 방광암 진단에 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 미세혈뇨는 육안으로는 알 수 없다. 건강검진이나 외래진료를 통해 주기적으로 소변검사 결과를 점검해야 한다. 방광암의 조기 발견을 통해 후유증 없이 완치하는 환자가 증가하길 바란다.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비뇨기과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이자 가톨릭암연구소 부소장으로 전립샘암·방광암·신장암 등 비뇨기종양이 전문분야다. 방광암의 순환종양세포와 유전분석을 통한 진행예측모델 개발 관련 국가 연구를 수행 중이다. 2019년 대한비뇨의학회 국외논문 임상 최우수상 등 다수의 논문상을 받았다. 대한비뇨의학회 학술위원과 대한전립선학회 대외협력이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