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환자 그룹치료, 함께 식사
증상 있어도 빨리 발견 어려워
보건소·요양병원 등 4곳 한 울타리
의료진·입원환자만 600명에 달해
병원은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 보호자, 방문객, 의료진이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뒤섞여 감염에 특히 취약하다. 병원 감염은 폭발력이 크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지금 임시로 폐쇄병동 환자 99명이 섞이지 않도록 조치한 상태”라며 “늦어도 21일까지 바이러스 검사를 완료해 음성인 환자는 병원에서 빼내 다른 데로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료진과 직원이 격리돼 환자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상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12일 브리핑에서 “의료기관 감염이 확산되는 걸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메르스 당시에는 의료감염 관리가 취약해 병원에서 환자 유행이 발생했고, 입원한 환자들이 감염되다 보니 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다”며 “이후 의료법이 강화되고 의료건강보험 정책이나 의료기관 자체 대비로 관리가 강화됐다고 생각하지만, 이번에 어느 정도 작동하고 잘 대응하는지 시험받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우한에서도 병원 감염이 큰 문제였다. 우한대 중난병원 의료진이 초기 138명 환자의 임상적 특성을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환자의 41%(57명)가 병원 감염이었다. 17명은 입원 환자, 40명은 의료진이다.
청도대남병원은 정신과 폐쇄병동이어서 더 취약하다. 2003년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SARS) 때 캐나다 정신과 병동에서 집단 감염이 있었다. 한 정신과 전문의는 “정신과 병동은 폐쇄된 곳에서 밀접한 생활을 한다. 그룹치료 등 단체 프로그램이 많고 밥을 한 곳에서 같이 먹기도 한다”라고 지적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 환자는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함께 앓는 경우가 많다. 또 정신과 환자는 증상이 있어도 빨리 발견하기 어렵다. 일반인보다 10~15년 수명이 짧은데 사인 중 호흡기질환이 많다”며 “(대남병원 상황은) 가장 걱정하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스더·김민욱·진창일 기자 etoi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