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6번째 환자를 확진 전 최초로 진료한 광주 광산구 21세기 병원이 지난달 27일 해당 환자에 내놓은 소견이다.
환자 첫 방문한 의료기관서 의심 신고했는데..“중국 위주 방역망에 놓쳐” 비판
당시 담당 의사가 신종 코로나를 의심해 관할 광산구 보건소에 검사를 문의했지만 중국과의 관련성을 이유로 해당사항이 없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 또한 같은 반응이었다고 한다. 최 병원장은 “정부와 공무원의 초동대처가 잘못된 것”이라며 “우리는 환자가 (확진 전까지) 돌아다니게 방치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의심증상이 나타나 처음 방문했던 의료기관에서 환자가 걸러질 수 있었지만, 중국 방문 이력을 고집하다 초기에 환자를 방역망에서 놓쳤다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다. 현재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돼 격리검사를 받으려면 ‘중국에 다녀온 지 14일 안에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어야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이 아닌 타국에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16번 환자 뿐만 아니다. 12번 환자는 일본에서 감염돼 한국으로 들어와 증상이 나타났다. 17번 환자도 싱가포르에 다녀온 뒤 증상이 나타났다.
중국 방문 이력으로 제한됐던 방역망으로 인해 16번 환자는 최초 진단이 늦어지며 8일간 306명의 접촉자를 만들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16번 확진자는 전남대병원에서 19명, 광주 21세기 병원에서 272명 각각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16번 환자는 27일 전남대병원으로 전원 돼 폐렴약을 처방받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딸이 입원한 21세기 병원 병실에서 6일가량 딸을 간호하면서 본인의 폐렴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병원 측은 당시 16번 환자 모녀와 같은 3층에 있던 고위험 접촉 환자 23명을 1인실에 격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른 층에 있던 환자들은 퇴원해 자가격리하거나 인근 광주소방학교 1인실로 옮겨져 치료를 이어가며 격리될 것이라고 병원은 설명했다.
현재 보건당국은 광주 21세기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와 의료진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하고 있다. 최 병원장은 “현재까지 의료진은 검사를 다 끝냈고 환자에 대한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오후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4일부터 통째로 봉쇄된 상태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