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슈퍼전파자 나온 건 아니지만…예상보다 빠른 전파 속도”

중앙일보

입력 2020.02.01 00:25

수정 2020.02.01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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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비상] 국내도 확산 일로

31일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3차 감염 경로는 3번 환자에서 출발해 6번 환자를 거쳐 6번 환자의 가족 두 명으로 전해졌다. 특히 3번 환자와 6번 환자가 접촉한 지 불과 10일도 안 돼 6번 환자의 접촉자인 가족 두 명에게서 양성 반응이 나와 신종코로나의 전파 속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6번 환자는 3번 환자와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한일관에서 함께 식사한 접촉자이며, 6번 환자는 국내 첫 2차 감염자다. 3번 환자는 26일, 6번 환자는 30일 각각 확진 판정을 받았다. 6번 환자의 가족 두 명도 양성으로 추가 확인됐다. 6번 환자는 그동안 아내와 아들과 접촉했다. 10번 환자는 아내, 11번 환자는 아들로 확진됐다.

3번 환자와 한일관서 식사한 6번
설 연휴 때 만난 아내·아들도 확진

질본 “2차 감염자 1명인 상태서
3번을 슈퍼전파자라 할 순 없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6번 환자의) 가족들은 중국 여행력이 있지 않다. 현재로서는 6번 환자로부터 전염된 3차 감염으로 추정된다.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좀 더 자세한 역학조사 결과는 1일 오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슈퍼전파자가 등장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슈퍼전파자란 전파력이 강한 환자를 말한다. 메르스 사태 당시 슈퍼전파자 5명이 전체 186명 중 153명(82.3%)을 감염시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직 우려할 수준의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슈퍼전파는 입원실과 같은 폐쇄된 공간에서 일어난다.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에게 슈퍼전파자의 분비물이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 입자 또는 액체 방울) 형태로 퍼지는 등 폐쇄적인 환경이 있어야 한다. 정 본부장도 “슈퍼전파자라고 볼 수 있는 뚜렷한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심한 증상으로 전염력이 높을 때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3번 환자로 인해 생긴 2차 감염자는 1명(6번 환자)인 상태여서 3번 환자를 슈퍼전파자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는 31일 현재 총 11명이다. 첫 번째 확진 환자(중국인)를 제외하고 모두 한국인이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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