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하필 울산선거 논의뒤, 추미애 측근·靑민정 '묘한 만찬'

중앙일보

입력 2020.01.04 05:00

수정 2020.01.0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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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2017년 당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현 법무부장관) 측 인사가 울산시장 선거 대책을 논의한 당일, 청와대 민정비서실 관계자와도 회동했다고 자유한국당이 3일 주장했다.
 
한국당 ‘선거개입 의혹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인 주광덕 의원은 이날 추 대표 측근 정모(53)씨 2017년 일정을 공개했다. 정씨 일정은 그의 개인 홈페이지에 나와 있다. 정씨는 당시 추 대표 비서실 부실장이었다.
 

정 모 전 민주당 대표 부실장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2017년 9월26일 일정.

 
정씨 홈페이지에 적힌 2017년 9월 26일 일정에는 ‘11:00 더민주 정당발전위원장 최재성 전 의원 면담’과 함께 ‘부산, 울산, 경남 지역 내년 지방선거 대책 논의’라고 돼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2017년 8월 출범한 정당발전위원회는 경선 룰, 공천심사 원칙 등을 논의했다.
 
이어 같은 날 ‘14:30 더민주 울산시당 직능위원장 면담- 내년 울산시장 선거 대책 논의’라는 일정이 올라와 있다. 저녁 일정으로는 ‘18:00 청와대 민정비서실 관계자 등과 만찬’이 쓰여 있었다. 주 의원은 “추미애 당시 당 대표 밑에 있던 사람이 하루 동안 경선 룰 등을 짜는 당내 핵심 인사를 만나고 울산시장 선거 대책을 논의한 후 청와대 민정비서실 관계자를 만나는 일정이 연관성이 없겠는가"라고 했다.


정 모 전 민주당 대표 부실장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2017년 9월26일 일정.

 
이에 앞서 정씨의 홈페이지에는 같은 해 7월 18일 '15:00 더민주 울산 북구 위원장 면담-차기 울산 지방선거 대책 논의’라는 일정이 메모 돼 있고, 두 달 뒤인 9월 15일에는 ‘12:00 청와대 민정비서실 선임행정관과 오찬’이 적혀 있었다. 
 
일정 중에는 송철호 시장과의 회동 일정도 있었다. 홈페이지에는 ‘10/11 송철호’, ‘12:00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과 오찬’, ‘내년 울산시장 선거 대비 지역 숙원사업 해결 대책 논의’라고 적혀 있다. 정씨는 2017년 8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추 대표 비서실 부실장으로 있다가 2018년 5월 송철호 후보 캠프에 합류해 정무 특보로 일했다.
 

정모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비서실 부실장의 홈페이지 일정. 현재는 홈페이지접속이 안 된다.

 
현재 검찰은 송 시장의 공약 수립과 공천 과정에 민주당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두고 수사 중이다. 정씨는 2017년 10월 송 시장과 장환석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의 만남을 주선한 것 등과 관련해 2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와 관련 정씨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앞서 정씨는 부산일보와 통화에서 ‘송철호-장환석’ 회동 주선과 관련 “추 대표에게 사전에도 사후에도 전혀 보고한 바가 없다”며 “대표 부실장으로서의 직무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고, 지역 민원 협조 차원이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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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송 시장 공천과 관련 “당의 당헌ㆍ당규에 입각해 단수 후보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확정된 것으로, 청와대의 개입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당은 1일 추 장관을 공무상비밀누설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한국당은 정씨가 송 시장 측과 청와대 인사를 연결해줬다는 의혹과 관련 “당 대표의 지시를 받고 행동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현일훈·하준호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