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만나본 상당수 중국 학생들은 오히려 유학을 와서 한국에 안 좋은 감정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대학에서 벌어진 홍콩 민주화 관련 시위로 인해 한국 학생들과 중국 유학생 사이의 틈이 더 벌어진 것 같다. 홍콩 민주화 시위 지지 플래카드를 훼손하는 중국 유학생들의 행위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입장 바꿔 이들이 평소 느꼈을 일들을 생각해보자. 국내 대학은 평소에도 유학생을 돈벌이 대상으로만 취급하고, 국내 학생들은 ‘짱X’란 비속어로 손가락질 하는데 이게 정상인가. 유학생 중 어느 누가 존중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우리 학생들이 외국 대학에 가서 이런 취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어느 누가 흥분하지 않을까.
유학생, 돈벌이 수단 아니다
존중받는다는 느낌 줘야 한다
그래서 대학에 부탁하고 싶다. 외국인 유학생을 그냥 받지만 말고, 국내 대학의 교육 환경을 글로벌하게 바꿔 달라는 것이다. 외국인 학생들이 어려움을 이야기할 때 그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온 학생들은 어느 정도의 한국어 실력(TOPIK)를 갖추고 있지만 한국어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외국인 학생을 위한 영어 강의에서도 뒤떨어진다. 어찌 됐든 이들이 한국 땅을 밟았다면 돌봐주는 건 마땅하다. 우리 학생들이 이 땅에 온 외국인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중요한 교육이다.
이런 측면에서 중앙대의 사례는 다른 대학들도 참고할 만하다. 외국인 유학생이 낸 등록금의 10%를 떼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전담 교수·조교 등을 배정하고, 한국 학생들과 외국인 유학생을 멘토·멘티 관계로 엮어준다. 이렇게 해보니 외국인 유학생들의 중도 탈락률이 많이 낮아졌다고 한다.
2000년 전 예수는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하고 질문한 율법 교사에게 강도 만난 사람을 돌봐준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꺼내며 되물었다. “너는 이 세 사람(사제·레위인·사마리아인) 가운데에서 누가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
이제 우리 대학과 우리 대학생들에게 질문을 돌리고 싶다. 누가 이 땅에 온 외국인 유학생에게 이웃이 되어 주어야 할까.
강홍준 사회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