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고향에 돌아온 것처럼 편안한 기분이었어요.”
첫 내한 당시 예스24라이브홀에서 준비한 2회 공연 티켓이 10분 만에 매진되면서 1회 공연을 추가했던 이들은 “아시아 티켓 오픈 소식보다 서울 매진 소식을 먼저 들었다”며 “떼창을 비롯해 우리 음악을 100% 즐기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팬들의 열정에 감동해 애프터파티까지 벌였던 이들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 중 하나”라고 꼽았다.
일본어로 속마음 뜻하는 ‘혼네’서 팀명 따와
음양 맞춰 구성한 앨범, 낮과 밤 감성 오가
광주서 뮤비 제작, RM 협업 등 남다른 인연
“라디오헤드처럼 신념 따르는 음악 할 것”
대학 시절 라디오헤드에 대한 애정으로 밴드를 꾸린 이들은 낮에는 학교에서 음악 교사로 일하고, 밤에는 곡 작업을 하며 팀을 이어왔다. 2014년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린 싱글 ‘웜 온 어 콜드 나잇(Warm on a Cold Night)’이 큰 사랑을 받으면서 전업 뮤지션이 됐다. 침대 광고에 사용돼 한국에서도 친숙한 곡. 앤디는 “이제는 눈 뜨면 바로 음악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됐지만 가끔 새벽 감성을 내기 위해 대낮에 커텐을 치고 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테마가 된 2집 ‘러브 미 / 러브 미 낫(Love Me / Love Me Not)’은 혼네 특유의 감성이 가장 도드라진 앨범이다. 지난해 3월부터 매달 2곡씩 공개한 싱글을 모아 만든 앨범으로 모든 곡의 제목 옆에는 각각 낮(◑)과 밤(◐)을 뜻하는 문양이 표기돼 있다.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2003)를 보고 일본어로 속마음을 뜻하는 ‘혼네(本音)’에서 팀명을 따온 이들답게 모든 곡의 주제에는 음(陰)과 양(陽), 즉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 담겼다.
방탄소년단 RM과 남다른 친분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발표한 RM의 믹스테이프 수록곡 ‘서울’에 혼네가 프로듀서로 참여한데 이어 올 3월에는 RM이 혼네의 ‘크라잉 오버 유 ◐(Crying Over You)’ 리믹스 버전의 피처링을 맡았다. 제임스는 “몇 년 전 RM이 트위터에 우리 곡을 언급하면서 처음 인연을 맺게 됐다. 언젠가 협업을 한번 해보자고 얘기했는데 연이어 함께 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팀과 컬래버레이션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라디오헤드는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따르는 음악을 계속 해 왔다는 점이 정말 존경스러워요. 기존 앨범과 전혀 다른 사운드의 새 앨범을 계속 선보이잖아요. 기존 팬들이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새로운 팬이 유입되는 효과도 있죠. 인디 음악을 듣고 기타를 치며 자란 저희가 신시사이저 등 전자음악에 눈을 뜨게 된 것처럼요. 저희도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혼네만의 캐릭터가 풍성한 음악을 꾸준히 만들어가고 싶습니다.”(제임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