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시 국어는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을 뿐 아니라 지난 9월 치른 모의평가에 비해서도 다소 쉬운 수준이었다. 지난해 국어는 길고 낯선 지문이 많았고 정답률 10%대에 그쳤던 초고난도 문항(31번)도 있었다. 이날 수능 출제위원장인 심봉섭 서울대 불어교육과 교수는 “올해는 그런 문항을 내지 않겠다고 했던 것이 가장 이슈가 됐던 부분이었다. 당연히 초고난도 문항은 없다”고 밝혔다.
킬러 문항 줄어 최상위권 쉬워져
중상위권 학생은 “어려웠다” 평가
수학 가형 작년만큼 난이도 높아
1·2등급 점수 차이 크게 벌어질 듯
김용진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22번에 대해 “작품이 EBS 교재에 나오지만 시험에 인용된 부분엔 교재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도 있어 파악하는 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 이화외고에서 수능을 치른 최모(19)양은 “보기에 제시된 예시를 보고 BIS 비율을 계산해야 풀 수 있는 40번이 가장 어려웠지만 지문에 설명이 담겨 있어 경제지식 없이도 풀 수 있었다”고 말했다.
2교시 수학에선 중상위권 수험생이 문제 푸는 데 상당한 시간이 드는 ‘준(準) 킬러 문항’이 늘었다는 평이다. 자연계 수험생이 치르는 수학 가형의 난이도에 대해 “지난해와 비슷하다”거나 “다소 어렵다”는 입시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았다. 수학 가형의 킬러 문항은 지수·로그함수와 미적분에 관한 21번, 지수·로그함수 그래프로 미분계수를 찾는 30번 문항 등이 꼽혔다. 수험생 김준호(19·동성고)군은 “국어는 확실히 쉬웠는데 수학은 전체적으로 어려웠다. 1등급과 2등급의 점수 차이가 클 것 같은 느낌이다”고 말했다.
인문계 학생이 응시하는 수학 나형에선 20·21·29·30문항이 어려운 문제로 꼽혔다.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개념과 원리를 정확히 이해한 학생은 쉽게 풀 수 있지만, 개념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학생에겐 문제풀이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입시업체들은 수학 나형을 두고 ‘지난해보다 다소 어렵다’(대성학원), ‘다소 쉽다’(메가스터디) 등 엇갈린 예상을 내놓았다. 모의고사에서 3등급을 받았다는 김모(19)군은 “상당히 어려웠다. 특히 서술형 문제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절대평가 방식인 3교시 영어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능, 9월 모의고사보다 쉽게 출제됐다는 평이다. 하지만 난해한 어휘가 있어 중위권의 체감 난이도는 높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올해는 다소 쉽게 출제돼 1등급이 7% 전후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인성·전민희·이태윤 기자 guch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