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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바뀐 ‘수능 샤프’…비밀인데 수험생들은 다 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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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수능 샤프

수능 샤프

올해 수능 응시생들은 시험장에서 민트색 샤프(사진)를 한 자루씩 받았다. 제조사나 모델명은 없고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고만 적힌 샤프였다.

부정행위 우려 회사·모델 공개 안해 #한 쇼핑몰서 홍보하며 정체 알려져

이날 지급된 ‘수능 샤프’는 동아연필사 제품이다. 수능용으로 따로 제작한 것인데, 기본 모델은 ‘동아 XQ세라믹Ⅱ’다. 수능 샤프는 2006학년도 시험부터 도입됐다. 필기구에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부정행위가 이어지자 교육부가 필기구 반입을 금지하고 시험장에서 샤프 연필을 일괄 지급했다.

첫 수능 샤프는 유미상사의 ‘미래 샤프’다. 2011학년도엔 바른손의 ‘제니스’로 바뀌었다. 그런데 “샤프심이 계속 부러진다”는 항의가 이어지자 다음해 유미상사의 ‘e미래 샤프’로 다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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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능 샤프가 동아연필 제품으로 교체된 사실이 알려진 건 9일이다. 다만 교육부는 제조사와 모델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수험생들 사이에선 ‘동아 XQ세라믹Ⅱ’가 새 수능 샤프라는 소문이 공공연히 돌았다. 실제 이날 공개된 샤프의 모양도 XQ세라믹Ⅱ 모델과 유사했다. 교육부와 동아연필은 “수능 샤프가 XQ세라믹Ⅱ냐”는 기자의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수능 샤프의 정체가 알려지게 된 건 지난달 한 인터넷 쇼핑몰이 “2020학년도 수능 공식 지정 샤프”라며 이 제품을 홍보하면서다. 수험생들은 술렁였고, 입시 사이트 등에서 수능 샤프가 화제로 떠올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수능 샤프 제품명 공개를 요구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문구점 사장은 “수능 샤프라고 알려진 그 모델은 (동아연필에서) 문구점으로 공급하지 않았다”며 “부정행위를 우려해 아예 판매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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