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인공지능은 과학기술의 진보를 넘어 ‘새로운 문명’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고 했고 “인공지능은 끊임없이 부족함을 보완해 더욱 완전해지려는 인류의 꿈이 만들어낸 결과”라고도 했다. 이쯤 되면 AI 예찬론이라 할 만하다.
‘데뷰 2019’ SW개발자 행사 참석
손, 7월 회동 때 “첫째도 둘째도 AI”
청와대 “AI는 대통령이 직접 챙겨”
문 대통령이 AI에 특히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있다. 올해 7월 4일 손 회장을 청와대에서 만난 문 대통령은 이런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김대중 대통령 당시 초고속 인터넷망 필요성과 노무현 대통령 당시 온라인 게임산업 육성을 조언했었다.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
▶손 회장=“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한국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초고속 인터넷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이 초고속 인터넷, 모바일 인터넷 세계 1위 국가로 성장해 기쁘다.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 대통령은 처음 대선에 출마했던 2012년 6월, 당시 후보 신분으로 일본의 소프트뱅크 본사를 찾았다. 당시는 AI가 전면에 등장하기 전으로, 손 회장은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를 강조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때부터 손 회장의 미래를 보는 식견을 눈여겨보았고, 4차 산업혁명 분야와 관련해선 손 회장을 일종의 구루(Guru·스승)로 여긴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이슈 가운데 특별히 AI에 관심을 기울이는 배경에 대해 문 대통령을 잘 아는 이들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한다. IT에 밝은 청와대 전직 고위 관계자는 “처음에는 다양한 이슈가 제기됐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빅데이터와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을 읽은 것이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개발자인데, 직접 이들을 챙겼다는 게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