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영의 영어 이야기
‘정치와 영어’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영국에서 전개된 정치와 영어의 관계를 비판한 에세이다. 옛날 글이지만 오늘에도 울림이 있다.
말이 타락하면 정치도 타락
불명확한 언어는 불성실 탓
영어 글쓰기에 대한 아주 짧은 가이드라인이기도 하다.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매체인 ‘이코노미스트’는 『이코노미스트 스타일 가이드(The Economist Style Guide)』에서 다음과 같이 두 차례 조지 오웰을 인용한다. “조지 오웰이 말한 6가지 기본 규칙(six rules for writers)을 상기하라. 출판물에서 흔히 보이는 직유·은유 등 수사적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 짧은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데 긴 단어를 사용하지 말라. 잘라 낼 수 있는 단어는 잘라 내라. 능동태를 쓸 수 있으면 수동태를 쓰지 말라.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말이 있으면 외국어·과학용어·전문용어를 쓰지 말라. 상기 규칙을 지키면 명백히 귀에 거슬리는 글을 쓰게 된다고 예상되면, 차라리 규칙을 깨라.”
“명확한 글을 쓰려면 생각이 명확해야 한다. 조지 오웰은 꼼꼼한 작가가 적어도 네 가지 질문을 자신에게 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 말하려고 하는 바를 어떤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어떤 이미지나 표현이 보다 명확할까. 어떤 이미지가 충분한 효과를 낳을까. 두 가지 질문을 추가할 수 있다. 더 짧게 표현할 수 있을까. 피할 수 있었는데 ‘추악한(ugly)’ 글을 쓰지 않았는가.”
“명료한 언어의 대적(大敵)은 불성실이다(The great enemy of clear language is insincerity)”라고 말한 오웰은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나는 자꾸 반복해서 내가 반대하는 바로 그 잘못들을 저질렀다(I have again and again committed the very faults I am protesting against).” ‘정치와 영어’의 한글 번역본은 『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 에세이』 등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