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대표는 또 “내가 러시아 대사직을 맡기 위해 현직을 그만둘 것이라는 소문을 해명하고 싶다”면서 “나는 북한(문제)에 대해 진전을 만들어 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6월 30일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역사적인 만남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나와 내 팀에 북한과 실무협상을 재개하라는 과제를 줬다”면서다. 이어 “이는 싱가포르에서 두 지도자가 합의한 네 가지 약속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나는 이 중요한 과제에 완전히 전념할 것이고, 이를 이뤄낼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 방문 “러시아 대사 안 간다”
그런데도 비건 대표는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한·미·일 공조를 부각하는 말을 많이 했다. “어젯밤 여기 도착하기 전 일본에서 내 카운터파트인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국장을 만나고 왔다”고 말문을 연 데 이어 북핵 협상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 사이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협력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다. 그는 “이 본부장과 (북한 문제뿐 아니라) 양국 정부의 상호 이익과 관련된 많은 문제에 대해 협의했다”라고도 했다.
비건 대표가 22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면담할 계획인 만큼 이 자리에서 한·일 문제와 관련한 별도의 언급이 나올 수는 있다. 그는 이날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해 중국 외교부 당국자들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가 스스로 자신이 주러시아 미국대사로 갈 것이라는 미 언론의 보도를 일축하면서 이에 따른 우려도 수그러들 전망이다. 비건 대표를 대신해 러시아 대사에 부임한 인물로는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이 유력하다.
비건 대표는 지난해 8월부터 대북 실무협상을 진두지휘해 왔다. 그는 한·미 연합훈련이 끝난 20일부터 한·미 간 대북협상 전략 조율을 위해 방한했다. 21일 오후에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만나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 현안 등을 논의했다.
이승호·이유정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