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는 ‘슈퍼엠(SuperM)’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미국 캐피톨 뮤직 그룹(CMG)과 손잡고 샤이니 태민, 엑소 백현ㆍ카이, NCT 127 태용ㆍ마크, WayV의 루카스ㆍ텐 등 7명의 멤버로 구성된 연합팀을 오는 10월 선보인다는 것.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히어로들이 총출동하는 영화 ‘어벤져스’처럼 SM 소속 보이그룹 멤버들을 출격시킨다는 전략이다.
샤이니·엑소·NCT 등 연합팀 결성
미 음반사 손잡고 10월 공개 예정
BTS 이후 K팝 향한 러브콜 쏟아져
1~2년차 신인도 월드투어 이어가
“노하우 쏟아부어…동서양 시너지 낼 것”
이 같은 내용이 발표되자 그룹별 팬덤은 동요하는 모양새다. 2008년 데뷔한 샤이니나 올해로 8년 차가 된 엑소는 입대한 멤버들이 많아 완전체 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올 초 중국에서 론칭한 WayV는 이제 막 데뷔한 신인이기 때문이다. 2016년 멤버 수 제한이 없는 확장형 아이돌로 야심차게 선보인 NCT도 아직 확실한 기반을 다지지 못한 상태다.
첫 번째 유닛 NCT U, 서울 기반의 NCT 127, 청소년으로 구성된 NCT 드림 등 새로운 팀이 발표될 때마다 팬덤이 분산되고 있는 탓이다. 각각 홍콩과 태국 출신인 루카스와 텐은 NCT·WayV·슈퍼엠 등 소속팀만 3곳이다. 슈퍼엠 역시 ‘매트릭스(matrix)’와 ‘마스터(master)’를 주요 콘셉트로 내세웠지만 자칫 잘못하면 기존 팀 활동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SM만 가능한 일” 기대 속 팬덤 분산 우려
미국 현지 반응은 보다 긍정적인 편. 빌보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제프 벤자민은 “K팝 산업에서 가장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SM만이 할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기획”이라며 “완성된 음반을 배급ㆍ유통만 하는 형태의 협업이 아니라 양사가 기획 단계부터 함께 하는 조인트 프로덕션이기에 파급력이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공개된 티저 영상만 봐도 신선하면서도 파워풀하다”며 “각 팀뿐만 아니라 SM에 다시 한번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애틀에 거주하고 있는 김영대 음악평론가 역시 “K팝 팬덤 자체가 눈에 띄게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도해볼 만한 기획”이라고 평했다. BTS가 트위터ㆍ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적극 활용한 방식으로 메인스트림에 진입했다면, SM은 여러 팀을 동시에 좋아하는 K팝 팬덤의 특성에 주목해 전통미디어에 해당하는 음반사와 손잡고 새로운 동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오랜 시간 SM 사운드를 공유해온 팀들이기 때문에 기존 팀과 음악적 차별화보다는 퍼포먼스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블랙핑크·몬스타엑스 선전…다음은 누구?
몬스타엑스는 지상파 방송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8일 ABC ‘지미 키멜 라이브’에 출연해 미국 힙합 뮤지션 프렌치 몬타나와 협업한 첫 영어 싱글 ‘후 두 유 러브?(WHO DO YOU LOVE?)’를 선보이는 식이다. 지난해 연말 아이하트라디오가 주최하는 ‘징글볼 투어’ 무대에 오른 데 이어 지난 5월 카툰네트워크 애니메이션 ‘위 베어 베어스’에 만화 캐릭터로 출연하는 등 대중과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BTS 출연 효과를 톡톡히 본 방송사들도 K팝 그룹 섭외에 적극적이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