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비해 광역 단위 모집 자사고 상당수는 존폐 위기에 몰렸다. 광역 단위 모집 자사고는 이명박 전 대통령 때 생긴 학교다. 경기 안산동산고, 전북 군산중앙고는 자사고 지위가 최종 취소돼 내년 3월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안산동산고의 경우 인천교육청의 지정 취소 결정을 교육부가 이날 동의했다. 광역 모집 단위인 군산중앙고는 충원이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일반고 전환을 신청해 교육청이 지정취소를 결정했고, 교육부도 이날 동의했다. 경희고 등 서울 지역 자사고 8곳과 부산 해운대고의 자사고 지위도 다음 달 초 최종 결정된다. 서울·부산교육청은 이들 학교에 대해 자사고 지정을 취소했으나 교육부는 동의할지 심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DJ 때 설립한 상산고 등 생존
MB 때 생긴 상당수는 존폐 위기
“전국 자사고도 입시 위주인데…
추첨으로 뽑는 학교만 탈락”
주석훈 미림여고 교장은 “광역 단위 자사고가 줄어드는 대신 전국 단위 자사고가 건재함에 따라 이들 학교에 들어가려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선호도도 종전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일부 전국 단위 자사고는 수능 중심의 학교인데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교육부가 줬다”고 말했다.
전국 단위 자사고의 서울대 입학(등록 기준, 2016~2019학년도 누적) 실적은 ▶외대부고 279명 ▶하나고 218명 ▶상산고 172명이다. 이러한 숫자는 서울 지역 자사고 가운데 입학 실적이 가장 좋은 학교의 두 배 이상이다.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는 이날 낸 성명서에서 “전국 단위 자사고는 모두 지위를 유지하고 광역 단위 자사고는 지위를 잃는 결과가 나왔다. 추첨으로 학생을 뽑는 (광역) 자사고만 탈락시키는 것은 교육부와 교육감들 스스로 고교평준화 논리를 뒤엎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세종=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