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세 시간 동안 청와대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5당 대표의 회동 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을 비롯한 5당 대변인은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으며 인식을 공유했다”면서 공동 발표문을 나눠 읽었다.
청와대 3시간 회동 공동발표문
범국가 차원 비상협력기구 합의
문 대통령 “한목소리 내줘 감사”
황교안 “외교·안보라인 교체를”
오후 4시부터 시작된 회동은 당초 예정된 2시간을 넘겨 3시간가량 진행됐다. 고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회동 후 “여야 당 대표들과 한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점에 대해 감사하다. 이렇게 모여 논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 해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5당 대표들과 대화하던 중 국민의 반일(反日) 감정이 언급되자 “반일 감정은 스스로 갖고 있지 않고, 그럴 생각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일본의 무역 보복에 대해 “미래지향적인 한·일 간의 발전을 강화하기 위해 셔틀 외교를 제안한 바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일본의 조치에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다”는 뜻을 밝혔다.
야당 요구에는 대체로 현 입장을 고수하는 발언을 했다. “피해자들의 수용 가능성과 국민의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의 한·일 정상회담이나 대일 특사 요구에 대해 “특사라든지 고위급 회담이 해법이 된다면 언제든 가능하지만 무조건 보낸다고 되는 건 아니다. 협상 끝에 해결 방법으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두고 일부 야당의 폐기 주장이 나오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금은 유지 입장이지만 상황에 따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전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의 대화 ‘데뷔전’을 치른 황 대표는 일본 보복조치 대응을 위해 민·관·정 협력위원회 구성을 제안하면서 외교·안보 라인 교체, 소득주도 성장 폐기 등을 주장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