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정부가 최근 상당히 도전적인 에너지계획을 발표했다.
-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야심찬 목표는 아니다. 한국은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충분히 전환할 수 있다. 세계 35개 나라가 100%를 목표로 한다고 선언한 데 비하면 충분하지 않다. 독일·덴마크·인도는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이 30~70%다. 스탠퍼드대 마크 제이콥슨 교수가 한국의 재생가능에너지 관련 시뮬레이션을 했는데 그 결과를 보면 충분히 가능하다.”
제니퍼 모건 그린피스 사무총장
플라스틱 분리수거 잘하더라도
품질 떨어져 재활용률 높지 않아
한국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7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더 높여야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했다. 미국은 플라스틱 관련 협약에도 불참하는 등 거침이 없다.
-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 지난해 12월 파리기후협약 규칙서(Rule Book)에 사인했다. 유럽과 아프리카는 굉장히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다. 모잠비크를 휩쓴 사이클론, 미국 대륙을 휩쓸고 지나간 허리케인처럼 자연재해 강도가 세지고 있는 게 기후변화의 결과다. 한국도 지난해 111년 만에 가장 심각한 폭염을 겪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약 탈퇴를 선언한 이후 미국의 지자체·교육기관 등 다양한 집단이 모여서 ‘우리는 여전히 가입해 있다(We are still in)’는 캠페인을 벌였다. 총 3733개 단체가 참여했다. 2020년 대선 예비주자들도 모두 파리협약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 미국은 공화당 정부가 정권을 잡을 때마다 환경과 관련해서 지금과 비슷한 입장을 취해왔다. 한국도 정권에 따라 접근이 다르다.
- “돈 때문이다. 현행 에너지 체제에 속한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에 맞는 정당이 이길 수 있도록 정치후원금을 낸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한국에도 석탄이나 원자력 에너지 체제에서 경제적으로 이득을 보는 힘센 집단이 오랫동안 존재해왔다.”
모건 사무총장은 삼성이 최근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점을 높게 샀다. 그는 “삼성이 유럽연합(EU)이나 미국처럼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이 현대화된 나라에서는 약속을 이행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에너지 체제가 미흡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린피스는 한국의 플라스틱(비닐 등 포함) 쓰레기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그린피스 측은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이 많고, 배달음식 포장재에서 나오는 플라스틱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사람들이 오해하는데 한국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높지 않다. 우리는 이를 ‘재활용 신화’라고 부른다.”
- 그래도 한국은 최소한 재활용은 하지 않나?
- “재활용품 분리 수거가 잘되는 것이 재활용이 잘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회용 플라스틱은 한 번 사용하고 버리도록 제작했다. 품질이 떨어져 애초 재활용이 어렵다. 미국도 하와이에서 2020년까지 가게에서 플라스틱 봉투를 주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과 포장재 사용에 대한 포괄적인 규제를 시작해야 할 때다.”
한정연 기자 han.jeongyeon@joongang.co.kr
제니퍼 모건 1994년 미국 워싱턴DC에서 기후행동네트워크 코디네이터로 환경운동을 시작했다. 2009년 세계자원연구소에서 국제 기후 프로그램 디렉터를 지냈고, 2016년 4월부터 그린피스 국제본부 공동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