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광원의 자연에서 배우는 생존 이치
이 녀석들은 신선한 잎과 과일을 찾아 20~30마리씩 주기적으로 이동하는데, 새로운 곳에 도착할 때마다 하는 일이 있다. 이곳은 1㎢ 공간에 유럽 전체 수종보다 많은 종류의 나무가 혼재해 있다. 이 중에는 독이 든 잎도 많아 잘못 먹었다가는 큰일 난다. 녀석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n분의 1’로 위험 분산시켜 생존
윗사람이 불확실성 해결해야
생명체들의 생사는 대체로 세상 가득한 불확실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서 좌우되는 일이 많다. 초식동물이 무리를 이루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혼자 있으면 위험을 전부 감당해야 하지만 함께 하면 유리한 점이 많다. 언제 어디서 달려들지 모르는 포식자들을 볼 수 있는 눈이 많아질 뿐만 아니라 잡힐 위험 역시 ‘n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물론 이들에게만 공동체가 필요한 건 아니다. 이들을 노려야 하는 사자나 늑대들 역시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만들기 위해 조직적으로 행동한다. 이 세상에 살아있는 생명체들은 자신들에게 닥치는 불확실성을 해결하는 나름의 방법을 개발했기에 지금까지 살아있다.
이런 저런 회사를 다녀보면서 알게 된 게 있다. 좋은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는 여러 차이점이 있다. 그중 하나가 불확실성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것이다. 좋은 회사는 위로 갈수록 더 큰 불확실성을 감당하고 처리한다. 윗사람들이 불확실성을 명확히 하고 구체화시켜 구성원들이 좀 더 잘 다룰 수 있게끔 한다. 이와 달리 좋지 못한 회사는 불확실성을 어떻게든 아래 직급으로 전가시키고 자신들은 안전하고 확실한 일만 하려 한다. 무슨 일이 생기면 희생양을 만들어 이들에게 멍에를 씌운다. 물론 잘되면 자기 목에 화환을 걸고 말이다.
사업이란 불확실한 세상에서 확실한 것을 만들어 내는 위험 가득한 일인데, 모범을 보여야 할 위가 이러니 수익성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병사들에게 생사를 알 수 없는 전선으로 전진하라고 하고 자신은 안전하게 뒤에 남는 장수가 이길 수 있을까?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세상과 시장의 불확실성을 처리하는 방식에서 성장이 시작되고 미래가 만들어지는데 우리 조직은 어떨까? 불확실성을 누가, 어떻게 처리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