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전국 상수원과 수돗물의 미세플라스틱 오염 실태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길이나 지름이 5㎜ 이하인 작은 플라스틱을 말한다.
국립생태원은 18일 '담수 생태계 잔류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 검출에 관한 시험연구'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9월 초 금강 본류와 갑천·미호천 등 금강 수계 6개 지점에서 물 시료를, 5개 지점에서 물고기를 채집해 분석한 결과, 모든 시료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6개 시료 전체에서 검출돼
갑천에서는 5종(PES·PE·PP·PET·PVC)이, 금강 본류에서는 2종류(PES·PE)가 검출됐다.
봉황천 등 나머지 4개 지점에서는 3종류(PES·PE·PP)가 검출됐다.
5개 지점에서 모두 채집된 끄리만을 분석했을 때는 미호천 2지점에서 3종류(PES·PE·PP)가, 나머지 지점에서는 2종류(PES·PE)가 검출됐다.
보고서는 "끄리는 물고기 중에서도 육식하는 습성 때문에 미세플라스틱 노출이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사를 진행한 김남신 국립생태원 선임연구원은 "세탁 과정에서 옷이나 섬유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보이는 실 모양의 미세플라스틱이 많았고, 치약·화장품에 첨가한 마이크로비즈(microbeads), 즉 미세한 플라스틱 알갱이가 많았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이번 조사는 시범 조사 성격이어서 퇴적물이나 패류, 하수종말처리장 방류수 등은 조사하지 못했다"며 "미세플라스틱 오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체계적 연구 이뤄질 듯
또, 해양수산부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정의나 통일된 조사 방법을 정립하는 것부터 시급하다"며 "예산이 확보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 탄천하수처리장에 유입되는 생활오수에서는 ㎥당 평균 323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기도 했다.
생활오수에 섞인 미세플라스틱은 하수처리 과정을 통해 99.99% 이상 제거된 뒤에 한강에 방류되지만, 방류수에서도 ㎥당 평균 14.1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남아 있었다.
최근 '네이처 지구과학'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은 바람을 타고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눈비에 섞여 땅으로 떨어지면서 사람이 살지 않는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이나 프랑스 피레네 산맥 등 오지에서도 관찰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굴·바지락·가리비·담치 등 4종의 섭취량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인의 연간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은 212개라고 추산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