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시 소룡동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전경. [뉴스1]
11일 군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9시 12분쯤 군산시 소룡동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대형압연팀의 정규직 직원 황모(59)씨가 제품검사대에서 검수 작업을 하던 중 6~8m 아래 지하로 추락해 숨졌다. 세아베스틸 측도 사고 이튿날(10일) “(근로자 추락) 사고 후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군산지청장으로부터 전면작업중지명령서를 접수해 군산공장의 전 공정 작업을 중지했다”고 공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50대 직원 사망
동료들, 교대 앞두고 없자 찾아 다녀
경찰 “CCTV에 혼자 추락 장면 담겨”
“그때서야 119·112 신고해 시간 차”
경찰에 따르면 회사가 공개한 황씨의 사망 시각은 경찰이 공장 내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해 파악한 황씨의 추락 시각이다. CCTV에는 황씨가 떨어지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동료 직원들은 황씨가 쓰러진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119와 112에 잇따라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후 10시가 근무 교대 시간인데도 황씨가 안 보이자 동료들은 계속 공장 안을 돌아다녔다. 황씨는 작업장에서 혼자 일했다. 구간마다 직원 1명씩 배치됐지만, 직원 간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주간 근무조인 황씨는 오전 9시부터 일하다 봉변을 당했다. 둥그렇고 길쭉한 특수강을 토막 내고 남은 자투리를 모아 지하로 보내는 작업이다. 이 회사는 자동차와 산업기계 소재로 쓰이는 특수강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회사다. 황씨는 특수강 자투리를 보내는 지하 바닥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타인에 의한 사망은 아니다”고 결론 냈다. 지병이나 본인 부주의에 의한 실족사로 추정하고 있다. 군산경찰서 관계자는 “회사 측이 안전 지침을 제대로 지켰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세아그룹은 “인명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깊은 슬픔과 안타까움을 통감하고 있으며, 고인 및 유가족분들께 진심을 담아 애도와 조의를 표한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과 신속한 수습을 위해 조사 당국에 적극 협조하고 안전사고 재발 방지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군산=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