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도 27일 “한·일 관계가 좋아야 한·미·일 3자도 혜택을 얻는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한·일 관계 개선을 촉구했다. 지난 2년간 한·일 갈등에 침묵해온 미국마저 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때마침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에서 일본 기업인들을 만나 “경제는 정치와 다르게 봐야 한다”며 교류를 확대할 뜻을 비쳤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말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래 한·일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걸어왔음에도 갈등 해소를 아예 포기한 듯한 자세를 보여왔다.
한·일은 지난해 무역고가 852억 달러에 달하고, 서로 양국을 찾은 국민이 1000만명이 넘는다. 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데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북 제재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해온 일본 정부의 노력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경제도, 외교도 일본과 사이가 나쁘면 낭패를 볼 수밖에 없는 게 한국의 처지다. 일본 역시 북핵을 견제하고 동북아에서 입지를 살리려면 한국과의 친선이 필수다. 이제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냉정을 회복하고 국익과 안보에 기초한 현실적 해법 도출에 나서야 한다. 두 정상이 빨리 만나 대화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