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주장하는 ‘조선반도 비핵화’의 의미도 강장관은 잘못 알고 있었다. 그는 “북한의 ‘조선반도 비핵화’ 우리 정부의 비핵화 개념이 동일한가”란 질문에 “비핵화 개념에 있어서는 같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 주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북 비핵화와 전혀 다르다. ‘조선반도 비핵화’는 북한 자체의 비핵화와 함께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핵우산과 유사시 한국을 지원하는 미 전략자산까지 모두 제거하라는 의미다. 사실상 한미동맹을 해체하라는 요구다. 앤드루 김 전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도 지난 20일 서울에서 “북한은 하노이회담에서 괌·하와이 등의 미국 전략자산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회담이 결렬됐다”고 확인했다. 그런데도 강 장관은 얼토당토않게 북한 입장을 두둔한 셈이다. 이런 인사가 대한민국 외교 수장이라니 불안하기 짝이 없다.
강경화 “미국안은 북핵 폐기 아닌 동결”
정경두 “천안함사건은 불미스러운 충돌”
북, 남북사무소 철수 … 안보 긴장감 절실
외교·안보 각료가 이럴진데 미국이 과연 우리 정부를 신뢰하겠는가. 미국은 이미 한국 정부에 옐로카드를 날리고 있다. 미 재무부는 그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벤츠 승용차 불법 수입을 돕는 등 대북제재 회피를 지원한 중국 해운회사 2곳을 제재하는 한편, 불법 환적이 의심되는 한국 선적 루니스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한국 정부에 대한 경고였다.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도 “만일에 대비해 방어준비 태세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도발을 배제할 수없다는 우려다. 북한은 급기야 개성공단에 설치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철수한다고 어제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 이처럼 정세가 또다시 가팔라지고 있다. 그런 만큼 외교·안보 장관들은 정신 똑바로 차리고 더는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