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총리,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할 듯

중앙일보

입력 2019.01.12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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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뉴시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조만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김용태 사무총장은 11일 “오늘 황 전 총리가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입당 의사를 밝혔다”며 “입당 시기는 당과 협의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다만 “전당대회 출마 얘기는 이 자리에서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황 전 총리의 한국당 입당이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수순 밟기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오늘 만남은 황 총리 쪽에서 먼저 김 위원장에게 만나자고 제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거에 당세 확장을 위해 비대위에서 먼저 연락한 것과는 다른 상황인 만큼 조심스럽지만 전당대회 출마 의지가 있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병준 위원장 만나 입당 의사 밝혀
대표 선거 친박 vs 비박 대결 가능성

황 전 총리가 전대 레이스에 뛰어들 경우 다음달 27일로 예정된 한국당 전당대회의 경쟁 구도가 급변할 전망이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해 12월 26~27일 전국 만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황 전 총리는 21.8%를 얻어 범야권 대선주자군에서 선두를 기록했다.
 
당의 한 재선 의원은 “황 전 총리는 당내 기반이 부족해도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다는 점에서 가볍게 보기 어렵다. 그가 나오면 무게감이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한국당에서 당 대표 출마가 유력한 이들은 7~8명 수준이다. 원내에선 심재철·정우택·주호영·김진태·조경태 의원 등이 꼽힌다. 원외에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이런 상황에서 친박계와 대구·경북(TK)의 당심이 황 전 총리를 중심으로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황 전 총리 출마로 당 대표 선거가 친박과 비박의 계파 대결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황 전 총리가 오 전 시장과 ‘정통 보수 vs 개혁 보수’의 전선을 형성하며 양자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수도권 출신의 한 재선 의원은 “황 전 총리가 나오면 친박이 결집할 텐데 비박 쪽에서 가만히 있겠느냐. 전당대회 구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또다시 친박 대 비박 대결 구도로 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황 전 총리가 친박계 의원들과 입당 여부를 미리 상의하지 않았던 만큼 친박이 반드시 황 전 총리쪽에 집결한다는 보장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친박계 의원은 “황 전 총리 입당 소식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박계 의원은 “(당내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너무 늦게 나온 감이 있다”며 “출마해도 당선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영익·성지원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