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쉬는 어떻게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됐나.
- “12세부터 18세까지 중국에서 살았다. 처음에 문화적 충격이 너무 커서 많이 힘들었는데, 그때 내게 친구하자고 손을 내민 아이들이 한국인들이었다. 신기한 게, 당시 국제학교 우리 반은 나 빼고 다 한국인이었다. 집에 놀러가기도 하고 밥도 얻어먹으며 한국 문화를 접하기 시작했다.”
- 올리와는 어떻게 만났나.
- “런던으로 돌아온 뒤 런던대 SOAS(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에 들어가 한국학을 공부했는데, 입학식 날 만난 친구가 국제개발협력학을 전공하는 올리였다. 교환학생으로 고려대에 와서 1년간 공부할 때, 외로워하지 말라며 올리가 영국 친구들 동영상을 찍어 보내주면서 더 친해졌다.”
- ‘영국 남자’를 시작한 계기는.
-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익숙해진 나는 내가 알게 된 것들을 사람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었다. 또 올리는 영상을 재미있게 찍기로 소문난 친구였다.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둘 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넉 달간 꼼꼼한 준비를 거쳐 2013년 6월 첫 방송을 시작했다. 당시 로버트 할리 빼고 한국어 잘하는 외국인이 별로 없었기에 우리의 역할이 있을 것 같았다. 당시 유튜브가 나온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고, 얼마나들 볼까 궁금했다.”
-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하나.
- “기획 40%, 촬영 10%, 편집 40% 정도로 구분한다. 내가 내용을, 올리가 편집을 맡는다. 이번에도 한국에 온 김에 3테라바이트 분량을 촬영했다. 10개의 에피소드로 올릴 예정이다.”
- 한국 수능시험 소개, 할리우드 연예인 인터뷰도 화제가 됐지만 ‘불닭볶음면 먹기’ 같은 ‘먹방’으로 떴다.
- “사실 먹방을 찍는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했다. 다만 문화를 소개할 때 제일 쉽고 어울리는 것이 음식 콘텐트다. 나는 K팝으로 한국을 알게 된 사람이 아니다. 그 이전에 친구 어머님들이 차려준 한국 음식이 있었다. 이 맛있는 걸 영국 사람들이 모른다는 게 억울할 정도였다.”
- ‘삼겹살 처음 먹어본 영국인 반응’을 본 횟수가 1562만회나 된다.
- “한국 음식은 비빔밥이나 불고기가 유명하지만 내가 즐겨먹던 것은 비빔밥이 아니라 삼겹살과 치킨이었다. 처음 먹었을 때 너무 맛있어서 놀랐다. 내 친구들에게는 한국의 젊은 친구들이 좋아하는 것을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삼겹살을 소개하는 콘텐트가 거의 없었다는 게 오히려 신기했다.”
- 영국에서 잘 팔릴 것 같은 음식이 있다면.
- “지금 영국에서는 한국식 K치킨이 인기다. 똑같은 프라이드인데 맛이 틀리다. 기름진 영국 치킨에 비해 한국 치킨은 종류도 많고 더 맛있다.”
- 2017년 2월엔 ‘졸리(Jolly)’도 런칭했다. 다른점은.
- “졸리는 조쉬와 올리의 합성어다. ‘즐거운’ ‘쾌활한’이라는 뜻으로 우리에게 딱 어울린다. 구독자분들이 우리 둘의 삶과 우정에도 관심을 보여주신다는 것을 깨닫고 만들었다.”
- 시청자 피드백은 어떤가.
- “국제적 시청자가 점점 늘고 있다. 우리 영상을 보고 한국에 간다는 연락도 자주 온다. 그럴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시청자 중 한국인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 “‘영국 남자’의 경우 약 60%, ‘졸리’의 경우 약 30% 정도다.”
- 북한에 대한 영상을 만들 계획도 있나.
- “북한을 충분히 알아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한국에 대해 만들고 싶은 영상이 너무 많다.”
- 유튜브 환경도 많이 달라졌다.
- “무서울 정도다. 우리는 거대한 유튜브에서 아주 작은 조각에 불과하다. 큰 기회를 얻었고 그런만큼 책임감도 크다. 무엇보다 파트너가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흔히 ‘1인 미디어’라고 하지만 혼자서는 제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 말고도 네 명의 직원이 모두 힘을 합쳐 일한다.”
- 한국 초등생들 꿈이 유튜버라고 한다. 조언을 해준다면.
- “다른 유튜버들이 재미있어 보이기 때문에 그냥 따라하려 한다. 저희는 남들이 안 하는 것을 시도했다. 무엇보다 열정을 갖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을 찾아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열정이 동력이 돼야한다. 지속적인 열정이 없으면 빨리 지친다.”
-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같은 유사 포맷 방송도 나왔다.
- “트렌디한 한국 문화를 외국과 외국인에 알리는 방법이 많아졌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처음에 긴장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발 뒤에서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새로운 열정이 생겼다.”
- 성공 비결이라면.
- “우리가 배운 것은 숫자에 집중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어떤 것이 히트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매번 최선을 다해 만들려고 노력할 뿐이다. 완벽주의자인 올리가 마음에 들어야 올리는 것이다(웃음). 영상으로 돈 많이 벌어 잘 사는 게 아니라 이 일을 계속 하고 싶은 것이 우리의 목표다.”
- 요리사인 부인(국가비)도 유튜버인데.
- “미국 LA의 문화행사장에서 만났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스페인과 미국에서 거주하며 다양한 문화경험이 있다는 것이 나와 잘 맞는다고 느꼈다. 같은 직업이라 서로 이해하는 점이 많아서 좋다. 우리집 1층을 사무실로 공유하지만, 채널은 각자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 앞으로 계획은.
- “사무실에 걸린 커다란 화이트 보드에 아이디어가 가득 적혀있다. 한국 연예인들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우리에게 소개하는 콘텐트도 곧 선보인다.”
정형모 전문기자/중앙 컬처&라이프스타일랩 h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