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이 아주 빈틈없이 영리한 게임을 하고 있다.”
그는 내용상으로도 “비핵화 협상에선 미국이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한 뒤 협상은 제재 완화와 연합훈련 중단을 포함한 미국의 상응 조치에 달렸다고 (미국에 공을) 넘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북 관계를 비핵화와 별개로 추구한다는 건 한·미동맹 분열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의미”라며 “김 위원장 뜻대로 한국이 방위비분담금 협상 교착 상황으로 인해 동맹을 희생하면서 독자 평화를 추구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결정할 여건이 조성될 수 있어 두렵다”고 말했다.
건설적 제안엔 과도한 조건 부과
“빈틈없이 영리한 게임” 평가도
트럼프 “우린 서두르지 않을 것”
스나이더 박사는 “김 위원장은 핵 생산 중단, 비확산에 대해 몇 가지 공약들을 제시해 외교적 후속 조치를 정당화했지만, 여기엔 미국이 지금 단계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요구조건을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차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의 문은 여전히 열려있지만, 그동안 한국과 미국은 남북관계의 진전이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가시적 조치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긴밀히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김정은이 미국이 대북 제재 체제를 유지할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경고의 한마디를 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지는 제시하지 않았다”며 “그도 핵·미사일 시험을 재개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할 것이란 점은 알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신년사는) 비핵화 조치보다는 북·미 관계 개선에 강조점을 두고 있다”며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개념이 여전히 완전히 상충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폴락 연구원도 “김정은은 또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 사이에 가능한 보다 넓은 공간을 만들기를 원하며 문 대통령과 달리 둘을 전혀 별개 사안으로 본다”며 “미국이 동의하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 간 영구 평화협정이 가능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새해 인사 동영상에서 “2018년 한 해는 역사적 성취를 이룬 해”라며 “북한을 살펴보면 우리는 정말 잘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로켓과 미사일은 발사되지 않고 있고 우리는 서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