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마세라티가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때 선호하는 것은 8기통 엔진이다. 6기통보다 강력하면서 12기통보다 관리가 쉬운 8기통이 마세라티가 추구하는 양산 스포츠카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마세라티
주행 안전 'Q4 4륜구동 시스템'
17개 스피커 등 편의 장비 갖춰
현재의 마세라티는 6기통 터보 엔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3L의 배기량에서 최고출력 430마력을 뽑아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연비까지 높기 때문이다. 세단인 기블리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르반떼도 6기통 엔진을 적극적으로 채용했다.
사실 마세라티는 르반떼를 개발하는 과정부터 8기통 엔진 탑재를 생각하고 있었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2년 동안 수많은 테스트를 진행했고 검증이 끝나자 8기통 엔진을 단 르반떼를 시장에 투입시켰다. 이 모델에 르반떼GTS란 이름을 붙였다.
단순히 강력한 엔진만 장착한 것이 아니다. 주행 안전성능을 높이기 위해 Q4 4륜구동 시스템을 달았다. 8기통 엔진과 4륜구동 장치가 접목된 것도 마세라티 역사상 처음이다. Q4 4륜구동은 일상 주행 조건에서는 모든 구동력을 뒷바퀴로 보낸다. 주행 상태와 날씨, 도로 상황에 따라 전후 50대50까지 구동력을 바꾼다. 구동력이 바뀌는 과정에 필요한 시간은 15분의 1초 수준이다.
실린더 수가 8개로 늘어났지만 마세라티는르반떼GTS의 앞뒤 무게 배분을 50:50으로 맞췄다. SUV지만 스포츠카 같은 달리기 성능과 감각을 만들어 내기 위함이다. 또한 경쟁사 SUV보다 낮은 무게중심을 갖췄다. 자동차의 무게중심이 낮아지면 코너에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뒷바퀴엔 기계식 차동 제한 장치(LSD)를 달았다. 마세라티의 스포츠카 그란투리스모에도 탑재된 이 장치는 좌·우측 바퀴 간 회전 차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바퀴 한쪽만 헛도는 현상을 억제해 안전하면서도 빠른 주행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GTS’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내외관도 다듬었다. 전면 그릴의 세로 형태 줄을 2개로 나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했다. 범퍼 하단의 공기흡입구도 키워 스포티한 디자인은 물론 엔진 냉각을 용이하게 했다. 휠은 21인치가 기본이며 옵션으로 22인치까지 선택할 수 있다.
공격적이며 날카로운 디자인을 갖춘 르반떼GTS이지만 유선형의 차체와 매끈한 디자인 덕분에 공기저항 계수는 0.33Cd 밖에 안 된다. 일반적인 SUV가 0.35Cd 전후의 저항 계수를 갖는다는 점과 비교하면 마세라티의 SUV답게 고속 주행을 염두에 뒀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매트릭스 LED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매트릭스 LED는 수십 개로 이뤄진 LED가 전방 상황을 인식하게 해 준다. 상대방 차량에 눈부심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운전자에게 넓은 시야를 제공해 주는 조명 기술이다.
특히 공기 압축 시스템을 적용한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돼 총 6단계로 차량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최저부터 최고 높이까지 차이는 75㎜ 정도다. 운전자는 센터 콘솔에서 주행 모드를 선택해 차량 높이를 바꿀 수 있다.
단순히 차량의 지상고만 높이고 낮추는 것이 아니다. 스포츠 주행에 중점을 둔 운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전자 제어식 댐퍼가 장착된 ‘스포트스카이훅’ 시스템이 르반떼GTS의 하체를 든든하게 지지한다.
실내에서 눈에 띄는 것은 ‘피에노피오레(PienoFiore)’ 가죽이다. 이 가죽은 마세라티 전 모델 중 르반떼GTS에만 쓰이는 최고급 가죽이다.
새로운 디자인의 기어 시프트 레버를 달았는데, 기존 방식보다 작동이 쉽고 편하다. 17개의 스피커와 1280W 출력의 바워스 앤 윌킨스(B&W) 사운드 시스템, 알루미늄 회전식 다이얼, 4존(zone) 에어컨디셔너 등의 편의 장비를 갖췄다.
마세라티 르반떼GTS의 가격은 1억9600만 원이며, 단순한 고급 SUV가 아닌 럭셔리 수퍼 SUV를 원하는 30~40대 소비자층을 주요 대상으로 공략한다. 시장에서는 람보르기니 우루스의 소비자층과 겹치는데, 우루스가 소비자 손에 전달되기까지 2~3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시점에서는 르반떼GTS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더 크다.
오토뷰=김선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