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6일 미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전 인지 여부에 대해 “우리는 모든 일을 대통령에게 일일이 보고하지는 않는다”고 말해 미·중 회담 전까지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자신은 멍 CFO 체포 계획을 “법무부로부터 들어서 미리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당시 트럼프와 시 주석과의 만찬 회동에 배석했다. 이날 발언은 트럼프 정부가 미·중 무역 담판과 별도로 멍 CFO의 체포를 추진해 왔음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 관리의 말을 인용해 “멍 같은 VIP가 체포되면 곧바로 백악관에 보고되는 것이 관례”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볼턴 “일일이 보고하지는 않는다”
FT “VIP 체포는 보고하는 게 관례”
시진핑은 정상회담 전 알았을 듯
중국 “미국과 무역협상은 계속 돼야”
미국 요청에 따라 멍의 체포를 실행한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체포 계획을 미리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은 그동안 화웨이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수사해왔다. 수사 과정에서 화웨이가 HSBC은행을 통해 송금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블룸버그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볼턴 보좌관은 NPR 인터뷰에서 “화웨이는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이 문제는 앞으로 무역협상에서 중대한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멍 CFO의 체포 및 미국으로 인도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이후 미·중 간 합의가 헝클어질 위험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멍의 구금에 대해 절제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식이 알려진 직후 중국 정부는 멍의 체포 및 구금에 항의하며 석방을 촉구했지만, 시간이 지난 뒤 중국 외교부는 “자세한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톤을 낮췄다. 또 “미·중 무역 협상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말도 했다.
미국 사법당국이 멍의 신병을 확보했지만, 반드시 신병을 넘겨받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멍 CFO는 7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보석 심리를 받는다. 보석이 허가되면 여권을 제출하고 풀려날 수 있다. 이후 범죄인 인도를 심리하는 재판이 열린다. 이 심리를 통과해야 미국으로 넘겨진다. 이 과정이 수개월 또는 수년이 걸릴 수 있고, 아예 인도가 불발될 수도 있다.
박현영·강혜란 기자 hy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