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가 시작된 이 날 이른 아침부터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이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다. 오피넷 접속 자체가 어려울 정도였다. 오피넷에선 전국 주유소 판매가격 정보를 제공한다.
직영주유소도 관심을 모았다. 정유사 직영주유소에선 재고 물량과 상관없이 이날부터 즉시 유류세 인하분을 반영해 가격을 내렸다. 이에 따라 오전부터 직영주유소로 평소보다 많은 차량이 몰렸다.
서울 강남구에서 GS칼텍스 직영주유소를 운영하는 한동훈 씨는 “평소엔 주로 인근에 사는 단골들만 찾는데 오늘은 처음 오는 손님도 많았다”며 “세금 인하가 6개월간 계속되는 만큼 고객 수가 엄청나게 늘어난 수준은 아니지만 오전 매출을 놓고 보면 평소보다 약 20% 정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해당 주유소는 휘발유 판매가격을 전날 리터당 1746원에서 1623원으로, 경유는 1547원에서 1460원으로 내렸다.
'오피넷' 사람 몰려 접속 지연
직영주유소 찾는 소비자 늘어
'출하 물량 7배' 정유사도 분주
직영 적은 지방은 '찔끔' 인하
이처럼 공급가와 직영주유소 판매가가 즉시 내린 덕에 직영주유소가 상대적으로 많은 서울의 경우 오후 4시 기준 휘발유 리터당 평균 가격이 전날보다 44.29원 내려갔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보면 직영주유소가 전체 주유소 10곳 중 1곳에 불과해, 유류세 인하를 체감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더 많았고 그만큼 불만도 더 컸다. 실제 전국 평균 가격 인하분은 서울에 한참 못 미치는 16.16원이었다. 서울 중구의 한 개인 운영 주유소에선 “도대체 언제 가격을 내리냐”며 묻거나 주유하지 않고 그냥 돌아서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직영주유소들만 가격을 내려선 소비자 대다수가 체감하기 어렵고, 결국 개인 주유소가 가격을 내릴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개인 주유소들도 조만간 인근 직영주유소의 추세에 맞춰 점차 가격을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