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엔 이들이 그동안 보여준 남다른 호흡에 대한 믿음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처음 손잡은 ‘마이크 드롭(MIC Drop)’ 리믹스 버전은 방탄소년단에게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 28위 진입이라는 당시 최고 기록을 안겼고, 올 5월 발표한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에 수록된 ‘전하지 못한 진심’은 애절한 발라드 곡으로 보컬 라인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왔다.
9일 정규앨범 발표하는 DJ 스티브 아오키
방탄과 세번째 협업 '웨이스트 잇 온 미' 공개
- 첫 만남은 어떻게 이뤄졌나.
- 2017년 5월에 처음 만났는데 BTS는 그때도 이미 세상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고 있었다. SNS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면서 꼭 한 번 만나보고 싶어서 집으로 초대했다. 각각의 멤버마다 실력이 출중할 뿐더러 굉장히 유연하기 때문에 함께 작업하는 내내 즐거웠다.
- ‘마이크 드롭’ 리믹스 성공을 예상했나.
- 이 정도로 반응이 좋을 줄은 몰랐다.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 수가 3억 뷰를 넘기며 K팝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일조했다는 생각에 정말 뿌듯했다.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앨범을 발매하고 월드 투어가 매진되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성장을 실감했다. 아시아 가수들이 팝 시장의 메인스트림을 장악하는 데 함께 할 수 있었다는 데 감사함을 느낀다.
- 향후 컬래버레이션하고 싶은 K팝 가수가 있다면.
- SNS 영상을 보니 몬스타엑스도 굉장히 매력 있더라. 빅뱅의 승리와 투애니원 씨엘과도 개인적으로 자주 연락하며 지낸다. K팝을 오랫동안 지켜봐 왔기 때문에 이들과도 작업해 보고 싶다.
그는 루이스 폰시의 ‘데스파시토(Despacito)’나 카멜라 카베요의 ‘하바나(Havana)’로 대표되는 라틴팝 열풍과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Crazy Rich Asians)’의 흥행을 함께 언급했다. ‘데스파시토’ 뮤직비디오 누적 조회 수가 56억 회에 달하고,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수입이 2억 3000만 달러(약 2620억원)를 넘어서는 지금이야말로 문화 장벽을 무너질 적기이자 다양한 인종의 영미권 진출이 이뤄질 타이밍이란 얘기다.
“처음 대학에 입학했을 땐 경제학이 가장 열정적인 학문이라 생각했어요. 수업도 경제학 위주로 들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관심을 쏟게 되면서 사회학으로 눈을 돌리게 됐고, 여성들이 기본권을 갖기 위해 싸워왔던 역사를 배우면서 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음악은 제 나름대로 그걸 표현하는 방법이고요.”
그렇다면 이번 ‘네온 퓨처 III’ 앨범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저한테는 상상력이 되게 중요한 부분이예요. 어릴 적부터 만화를 보며 길러온 상상력 덕분에 급변하는 음악 시장에서 아주 조금, 한 발짝 앞서 나가는 음악을 만들 수 있었거든요. 공상으로 치부되는 과학과 현실의 중간지점이 궁금해서 그 내용을 코믹북에 담아 함께 출간했어요. 실제 과학자와 협업했는데 41세가 아닌, 14세 소년으로 돌아간 마음으로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